주중대사관 국감…장 대사 "일주일 전 시노팜 백신 접종"
대면 접촉 적다는 지적에 "2년반 동안 고위급 80차례 만나"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장하성 중국 주재 한국 대사가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부당 사용한 것이 6일 화상으로 진행된 주중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장 대사는 지난해 국감에서 "카드 사용처가 유흥업소가 아닌 음식점이었다"면서도 "결론적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6차례에 걸쳐 식사와 와인 비용으로 279만 원을 썼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사가 작년 국감에서 사용처와 관련 위증을 했다고 몰아세웠다.
정 의원은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장 대사를 포함한 고려대 교수 13명이 연구비·산학협력단 간접비로 써야 할 6천693만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곳이 음식점으로 위장한 유흥업소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장 대사가 여종업원이 접대하고 손님이 가무를 즐기는 룸살롱에 간 것이라면서 '유흥업소가 아닌 음식점에 갔다'는 장 대사의 지난해 국감 발언이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대사는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그 장소는 개방된 곳이 있고, 일부 노래방 시설 있는 방이 있다고 지난번에 말씀드렸다. 큰 홀이 있는 구조고 노래방 시설이 비정상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법인 카드를 쪼개서 쓰고 식사하면서 술을 함께 마신 것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과 고대 가족에게 작년에도 사과를 드렸고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한 교수 13명 중 12명을 징계했다. 그러나 장 대사는 2019년까지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이미 퇴임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민의힘 측은 지난해 국감 직후에도 장 대사의 법인카드 사용처 발언을 '위증'이라고 규정하며 장 대사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한국에 입국하면 격리를 면제받을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백신을 맞고 중국에 들어올 때는 격리를 거쳐야 하는 것이 상호주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대사는 "격리나 방역 조치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도 상호 불균형적이며 상호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인이 한국에 오면 격리해야 하지만 미국은 한국인이 입국해도 격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 대사는 자신이 일주일 전 중국 국유 제약사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의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중국산 백신을 맞지 않아 지난 7월 말 건강검진차 한국에 갔을 때 2주간 격리해야 했다.
그는 "대사가 백신을 안 맞으니 중국 교민들이 맞을 수 있겠나?"라는 박 의원의 지적에 "내가 맞으면 또 (백신을 맞아도) 괜찮다는 것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는 고민도 했다"고 해명했다.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불신감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교민들의 중국산 백신 접종은 개개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주중대사관이 지난 1년 반 동안 쓴 외교네트워크 구축비가 약 2억원으로 다른 공관보다 많으며 예산의 대부분을 선물에 쓰다 보니 대면 접촉이 많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장 대사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오찬이나 만찬을 거의 하지 못하는 대신 면담이 많아졌으며, 중국은 면담 때 선물을 교환하는 관행이 있어 전통 공예품이나 홍삼, 화장품 등의 선물 구매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아울러 자신이 부임 이후 2년 반 동안 중국의 차관급 이상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이 거의 80차례에 이를 정도로 활동이 적지 않다면서 "매우 적극적으로 외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감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 북한 핵무기를 처리하는 과정에 한국도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이 탈북자를 계속 북송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장 대사는 "탈북민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고 요청도 하고 있다. 일부 성과도 있는데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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