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전 감독의 성적 학대와 성희롱을 폭로했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데이나 카스테야노스는 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포함한 베네수엘라 대표팀 선수 24명 명의로 공개서한을 올렸다.
선수들은 이 서한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케네트 세레메타 감독 주변에서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포함한 무수한 사건이 있었다"며 "우리 중 다수가 여전히 트라우마와 정신적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지난해 한 동료가 14살 때부터 감독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했다며, 이후 감독의 부적절한 전화 통화나 메시지, 뜬금없는 선물과 마사지, 뇌물 요구 등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성생활이나 성적 취향을 끊임없이 묻고 성 소수자 선수들에겐 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서한은 폭로했다.
선수들은 "전 세계 축구계에서 세레메타로부터 신체적·정신적·성적 학대와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도록 침묵을 깨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나마 출신의 세레메타는 2008∼2017년 베네수엘라의 청소년·성인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으며, 2017년 경질된 이후엔 도미니카공화국과 파나마 대표팀 감독도 맡았다.
최근 미국 여자축구 프로팀 감독의 성추문으로 리그가 중단된 데 이어 호주의 전직 선수들도 만연한 성희롱을 폭로하는 등 여자축구계에 '미투'(Me Too)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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