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FDA 자문위 소집해 11월 승인 전망…'임상시험 규모 작다' 우려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도 조만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7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에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양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다.
보건당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하면 몇 주 내로 미국에서 5∼11세 어린이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FDA는 신청이 접수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신청에 대해 FDA는 오는 26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어린이 사용 권고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자문위 회의 일정을 고려하면 최종 승인 여부 결정은 핼러윈(10월31일)에서 추수감사절(11월25일) 사이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예상했다.
제프리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도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11월 중에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이 준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가운데 가을학기 들어 매일 등교 중인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도 백신을 맞게 되면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공개한 5∼11세 대상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성인과 10대 청소년 백신 용량의 3분의 1인 10㎍을 참가자들에게 두 차례 접종한 결과 성인 접종자와 비슷한 '왕성한' 면역반응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미 듀크대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 참가한 8세 어린이 서배스천 프라이볼은 AP통신에 "다른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내가 도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고, 모친인 브리트니 프라이볼도 "아이들에게 백신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안심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린이 2천268명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임상시험은 희귀 부작용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성인 대상 3상 시험의 참가자 규모는 4만4천여 명이었다.
특히 10대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남성 접종자들 사이에서 심근염과 심낭염이 일부 발생한 바 있어 보건당국에 신중한 검토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8월 공개된 FDA 보고서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은 16∼17세 남성의 심근염 또는 심낭염 발병 확률은 최대 5천분의 1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상당수 학부모는 서둘러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의 경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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