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유세 때 경호비용도 안갚아…"컨시어지 서비스나 다름없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빌 더블라지오 미국 뉴욕시장이 딸의 이사와 아들의 통학을 돕는 일에 경찰 경호 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시 조사국(DOI)은 7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의혹이 담긴 47페이지짜리 보고서를 펴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장 경호팀 소속 경찰관들과 경찰 승합차가 더블라지오 시장의 딸 키아라가 브루클린의 아파트에서 시장 관저인 '그레이시 맨션'으로 이사하는 것을 돕는 데 투입됐다.
경호팀원들이 더블라지오 시장의 아들 단테이를 뉴욕시에서 코네티컷주 소재 예일대까지 차로 데려다준 사실도 드러났다. 경호팀이 뉴욕시 내에서 단테이를 이동시켜준 사례도 보고서에 담겼다.
또 뉴욕시가 2019년 미 대선 경선에 도전한 더블라지오 시장의 선거유세 경호에 32만 달러(약 3억8천만원)를 지출했으나, 더블라지오 시장 측은 시정과 무관하게 사용한 이 돈을 아직 갚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폭로에 더블라지오 시장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하고 부정확한 보고서"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회견에 동석한 뉴욕 경찰의 경호 책임자 존 밀러도 "이번 보고서에 부정확한 내용이 너무 많아 말 그대로 놀랐다"면서 지난 8년간 더블라지오 시장 개인과 그 가족에 대한 위협이 경찰에 308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거릿 가넷 DOI 국장은 뉴욕 경찰이 "시장의 자녀들에게도 적법한 경호 필요성이 있는지" 판단하지 않고 경호 인력을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가넷 국장은 더블라지오 시장 가족에 대한 경찰의 경호 지원이 "컨시어지 서비스(호텔에서 제공하는 고객서비스)나 다름없었다"고 덧붙였다.
3연임 제한에 걸려 내년 초 물러나는 더블라지오 시장에 대한 이날 보고서는 그가 뉴욕주지사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나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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