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자 다시 강해진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

입력 2021-10-08 08:35  

추석 지나자 다시 강해진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
부동산원 조사…수도권 매매수급지수 105.1→105.4
"전세대출 규제 우려"…수도권 전세수급지수 103.6→104.0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한풀 꺾였던 수도권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다시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 줄'을 죄고 있지만, 서울의 재건축 단지와 수도권 중저가 단지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매수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4일 조사 기준)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5.4로, 지난주(105.1)보다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3주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다시 상승한 것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작년 6월 이후 줄곧 이 지수가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경기가 지난주 105.8에서 이번 주 106.3으로, 인천이 107.3에서 107.6으로 각각 올랐고, 서울은 102.9에서 102.8로 소폭 내렸다.
집값 급등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내 집 마련 수요가 교통·생활 여건이 양호한 경기·인천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도 꺾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0.34%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8월 셋째 주부터 9월 둘째 주까지 5주 연속 0.40% 오르며 2012년 5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다가 추석 연휴를 전후해 2주간 0.36%, 0.34% 올라 상승 폭이 둔화된 뒤 이번 주에는 횡보한 것이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대책' 발표 이후 공급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말부터 5월까지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6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부동산원은 일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을 중단하고, 금융 당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매수 심리가 살짝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해 재건축 단지와 외곽의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1.1에서 104.1로 0.3포인트 올랐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동북권은 103.4에서 103.6으로 상승했다.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102.1→101.8)과 양천·강서·구로·동작구 등이 속한 서남권(104.0→103.3), 종로·중구 등이 속한 도심권(103.2→102.9)은 다소 내렸다.
지방의 매수심리도 강해졌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01.6에서 105.6으로 4.0포인트 올랐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101.2에서 103.5로,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102.1에서 107.4로 각각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대전(101.6→108.6), 부산(101.9→105.1), 광주(106.2→106.7) 등이 전주 대비 상승했고, 울산이 99.6에서 102.0으로 오르며 기준선 위로 올라섰다. 대구(97.2→96.8)는 하락했다.



전세 공급 부족 상황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03.6에서 104.0으로 0.4포인트 내렸다.
경기는 103.7에서 104.3으로, 인천은 104.5에서 105.3으로 올랐고, 서울은 103.0에서 102.9로 소폭 내렸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제한 가능성이 제기되자 임차인들이 전세 계약을 서두르는 등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세는 전국적으로 작년 6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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