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스위스 회담장에 '천리강산도'가 걸린 이유는?

입력 2021-10-08 10:22  

미중 고위급 스위스 회담장에 '천리강산도'가 걸린 이유는?
홍콩매체 "테이블, 중국대사관서 빌리고 벽에는 북송 화가 그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고위급 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회담이 진행된 스위스 호텔의 회의실을 꾸미는 데 중국 측이 '세밀하게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홍콩 명보는 대만 연합보를 인용해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일(현지시간) 회담을 진행한 스위스 취리히 하얏트호텔 회의장에 놓인 테이블이 호텔에서 제공한 게 아니라 스위스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회의가 끝난 뒤 직원들이 해당 테이블을 해체해 다시 대사관으로 옮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개된 회담장 사진에 따르면 양측은 흰색 천으로 덮인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신문은 또한 회담장의 벽에는 베이지색 천이 둘러쳐졌는데, 이 천 역시 중국 측이 고른 것이며 해당 천에는 북송 화가 왕희맹의 '천리강산도'(千里江山圖)가 그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천리강산도'는 20세에 요절한 천재 화가 왕희맹이 18세 때 그린 청록 산수화 작품이다.
골곡을 이루며 끝없이 펼쳐진 산들과 물안개가 낀 호수, 유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2018년 9월 연합뉴스에 공개된 중국 베이징 자금성 건복궁 정이헌 내부에도 천리강산도가 있었다. 당시 현대식 접견실 겸 서가로 꾸며진 정이헌의 중앙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국빈들이 앉았던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 옆 테이블에는 '천리강산도'가 펼쳐져있었다.
스위스 회담장 내부와 관련한 사실은 회담이 끝난 후 현장을 찾은 중국 봉황위성TV 기자가 발견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보는 "회담 장면이 낯익게 보인 것은 중국 측의 개입과 안배 때문이었으며, 중국 측이 세밀한 것까지 빈틈없이 돌아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6시간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미중 관계 등을 놓고 전면적이고 솔직하며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눴고, 회담은 건설적이고 상호이해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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