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 더 높은 수익 위해 운항중 고객 바꿔 항로 급변경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세계 '에너지 대란'속 천연가스 가격이 이미 급등한 가운데 겨울철 수요를 앞두고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천연가스를 싣고 출항한 선박이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다른 고객을 향해 항로를 급히 바꾸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천연가스 공급은 제한적인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등 구매자들이 겨울철에 앞서 자신들의 탱크를 채우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 천연가스 재고는 이미 걱정스러울 정도로 떨어진 가운데 수요 증가와 공급망 혼란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반면 천연가스 공급은 생산시설 증설에 시간이 걸리고 허리케인 등의 여파로 수요에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등에서는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제한되자 발전용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있고,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국가에서는 석탄과 석유 등을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을 늘려 석탄과 원유가격 상승을 초래하기도 했다.
저널이 에너지·원자재 정보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 100만BTU(열량단위) 당 천연가스의 가격은 지난 2월 18일 6달러에서 8월 10일 현재 17.1달러로 약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앞서 6일 동북아 지역 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도 11월 선적분 기준 100만BTU(열량단위) 당 56.326달러로 하루 만에 42.0% 폭등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천연가스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로열더치셸이 임대한 LNG 운반선은 지난달 스페인 남단의 지브롤터 해협에서 급히 항로를 바꾸기도 했다.
아시아 고객을 향해 운항하던 중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항로를 바꾸라는 긴급 지시를 받고 유턴을 한 것이다.
또 다른 LNG 운반선인 '가스로그 세일럼'도 걸프만을 출발해 아시아로 향하다 지난주 지중해로 갑자기 항로를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항사들이 더 높은 이익을 위해 기존 고객에 대한 변상을 무릅쓰고 천연가스 운송 순위를 갑자기 바꾸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널은 이 같은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글로벌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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