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매체 "쿠데타 이후 최고위 인사…반군부 무장투쟁 강화에 압박 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군 지역 사령관인 한 장성이 반군부 진영으로 투항하려다 사전에 발각돼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8일 소식통을 인용, 미얀마 북서사령부 사령관인 표 딴 준장이 최근 군을 이탈하려다 사전에 발각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라와디는 2월1일 쿠데타 이후 반군부 진영에 투항하려던 최고위급 군 인사라고 전했다.
북서사령부는 사가잉·마궤 지역과 친주가 관할 지역으로, 이 곳은 미얀마 군부를 상대로 한 무장 투쟁이 가장 활발하다.
매체는 딴 사령관이 군과 경찰에서 이탈한 이들을 지원하는 시민불복종(CDM) 단체와 접촉했으며, 관할 구역 내 반군부 저항 세력에도 손을 뻗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수민족 무장조직의 고위 관계자는 그가 자신들과 합류할 계획을 세웠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딴 사령관이 부하 4~5명과 함께 오는 것이 확실했지만, 그는 더 많은 군인이 자신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획이 발각되면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매체는 딴 사령관이 지난 4일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부가 CDM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그가 혹독한 신문을 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고문을 당한 끝에 이미 숨졌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와디는 딴 사령관이 사가잉 지역과 친 주에서 미얀마군과 시민방위군(PDF)의 무력 충돌이 거의 매일 발생하면서 커다란 압박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DF가 매복 및 지뢰 공격을 가하면서 미얀마군 피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미얀마군은 보복으로 PDF 대원들을 숨겨주는 곳으로 의심되는 마을을 급습하거나 불태우고, 심지어 주민들까지 학살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 소수민족 무장 조직의 한 소식통은 딴 사령관이 사가잉 지역에서 학살이 일어났음을 증언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사가잉 지역 카니 구에서는 민간인 약 40명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4살 소년을 포함해 주민들이 잔혹하게 고문을 당한 뒤 숨진 흔적이 발견됐다. 일부 시신은 불에 태워졌다.
미얀마 군부는 딴 사령관 후임으로 가장 악명 높은 지휘관 중 한 명이자 경찰청장 겸 내무차관인 딴 흘라잉 중장을 최근 파견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이에 따라 사가잉·마궤 지역 및 친주 시민군 및 주민들에 대한 강경 진압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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