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러시아 백신 맞고도 국내 입국시 격리하는 건 문제"

입력 2021-10-08 23:24   수정 2021-10-08 23:43

[국감현장] "러시아 백신 맞고도 국내 입국시 격리하는 건 문제"
주러 대사관 국감서 러 백신 접종 교민 '의무자가격리' 집중 거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올해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반영하듯 관련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졌다.
현지 우리 교민의 코로나19 확진 상황, 백신 접종 현황,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 교민들의 국내 입국 시 의무적 자가격리 문제 등이 집중 질의 주제가 됐다.

국감단을 이끈 김석기 의원(국민의힘)은 러시아 거주 재외국민(교민)은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고도 우리 방역 당국에 의해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로 인정받지 못해 국내 입국 시 무조건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일부 러시아 교민은 유럽 등 제3국으로 나가 화이자나 모더나 등 자가격리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백신을 맞고 국내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방역 규정상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승인한 백신을 접종받고 2주가 지난 재외국민은 입국 시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로 인정받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AZ), 코비쉴드(AZ-인도혈청연구소), 시노팜, 시노백 등 7개 백신 접종자만이 격리 면제 대상이다. 미국·독일·영국 등 서방국가와 중국이 개발해 WHO 승인을 받은 백신들이다.
스푸트니크 V를 포함한 러시아 백신은 아직 WHO 승인 백신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접종을 마쳤더라도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2주간의 자가격리 면제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러시아 당국이 승인하거나 도입한 외국 백신도 없어 WHO 승인 백신을 러시아에서 접종받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 '물 백신'이란 평가까지 하는 시노팜·시노백 등 중국 백신을 맞은 해외 교민은 예방접종 완료자로 인정받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고 전했다.
그런데 효능과 안정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스푸트니크 V 접종자는 그렇지 못한 현실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대사관에서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또 주러 대사관이 관내 교민들이 얼마나 많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지에 대한 현황 파악도 정확히 못 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에 문의해서라도 교민 접종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질타했다.

국감 단원인 조태용 의원(국민의힘)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이 WHO 승인을 얻기는 당장 어려워 보인다"면서 "한국에서 승인받은 백신을 러시아로 갖고 와서 동포(교민)들에게 접종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석배 주러 대사는 답변에서 "러시아 교민사회도 그런 방안을 (국내 당국에)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대사는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백신을 갖고 와 교민들에게 맞히더라도 러시아 측의 반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주러 대사관 국정감사는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석기, 조태용,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이용선(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질의에 이석배 대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2시간 이상 진행됐다.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신북방정책 성과와 한-러 경제협력 현황, 교민 보호 대책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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