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원특위 소환장 발부에 '가지마라' 지시 "법적 대응"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옛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의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넌은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앞 집회를 계획하는 데 연루돼 특위로부터 지난달 23일 소환장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에 대한 의회의 대선 패배 인증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는 여러 대화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됐다.
배넌은 소환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통보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특위는 배넌은 물론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댄 스캐비노 전 백악관 부실장,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 등 트럼프 측근 4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배넌과 메도스의 소환 기한은 전날이었다.
소환장이 발부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측근에게 의회의 소환장 발부는 백악관 참모들이 의회 증언을 하지 않을 행정부의 특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법정에서 이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들에게 소환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 배넌을 비롯한 측근 등 73명에 대한 사면을 단행한 뒤 백악관을 떠났다.
당시 배넌은 트럼프의 대표 공약인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과 관련해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액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올해 초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추진 당시 하원 소추위원단장이었던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의 '행정부 특권' 주장이 완전히 틀렸다며 "이는 전직이 아닌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진영이 주장하는 행정부의 특권이 배넌에 적용될지는 불분명하다"며 배넌은 트럼프 취임 직후 단 몇 달간만 백악관에서 일한 뒤 해고됐고, 이후 벌어진 의사당 난입사태에 연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도스 전 비서실장도 의회에 답변을 보냈지만 출석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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