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임기간 1천865억원 이상 벌어 들였으나 순손실 837억원
하원 감독위 보고서…"호텔로 외국 정부서 44억원 수입, 위헌 소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호텔 중 하나인 워싱턴DC 트럼프 호텔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7천만 달러(한화 837억원)가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하원 감독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기와 겹치는 2016∼2020년에 워싱턴DC의 고급 호텔인 트럼프 호텔은 1억5천600만 달러(1천865억원) 이상을 벌여 들였지만, 순손실이 7천만 달러 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호텔은 이 기간에 외국 정부로부터 370만 달러(44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공직자가 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한 미 헌법 조항에 대한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호텔은 2017∼2020년 2천700만 달러(322억원)의 대출을 받았으나 2천400만 달러(287억원)가 넘는 금액은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 이전에 있었던 1억7천만 달러(2천억원) 규모 건설 대출에서는 트럼프 측이 도이체방크에서 비공개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도 보고서에 들어갔다. 특히 2018년 대출 조건의 변경으로 대출 상환이 6년 연기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 연방총무청(GSA)이 트럼프 호텔과 맺은 임대계약 및 이후의 관리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DC의 트럼프 호텔은 옛 우체국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트럼프그룹이 2013년 연방정부 건물을 관리하는 GSA로부터 장기 임차했다. 트럼프 호텔은 2016년 대선 직전 문을 열었다.
의회 차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금융 정보를 공개한 건 처음이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뉴욕검찰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해왔으나 공개된 것은 없다.
트럼프 재단은 성명을 내고 "고의로 내용을 호도하고 무책임하며 명백하게 잘못된 조사"라며 "트럼프를 깎아내리고 미국 대중을 오도하는 절박한 시도이자 정치적 괴롭힘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호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외국 귀빈의 숙소와 각종 대규모 행사 장소로 사용되면서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트럼프 호텔 역시 작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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