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운임 1㎏당 약 10달러…대한항공·아시아나 3분기 흑자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류난에 항공·해상 화물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사와 해운사는 운임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은 높아진 운임 부담에 수출품을 운송할 비행기와 배도 구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9.74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인 5월의 8.70달러를 넘어섰고 작년 9월보다 80% 상승했다.
항공 화물운임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항공사들의 항공 화물 운송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화물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졌고, 운임이 상승했다. 국제선 여객기 운항 중단으로 여객기 화물칸을 통한 운송량이 줄어들면서 항공 화물 운송 공급량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2월 1㎏당 3.19달러였던 홍콩∼북미 노선 화물운임은 3월 4.03달러로 오른 뒤 5월에는 7.73달러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3분기 일시적인 물동량 감소로 운임이 4~5달러대로 하락했지만, 올해 초부터 다시 상승했다.
화물 운임 상승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 항공사의 실적을 견인했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3조7천억원의 매출에 3천2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1조7천억원의 매출에 8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2분기로만 따지면 두 항공사 모두 2분기 역대 최대 화물 실적을 내며 '화물 특수'를 누렸다.
3분기에도 흑자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2천992억원, 아시아나항공은 6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됐다.
두 항공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여객 운송이 줄어들자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화물 전용 여객기를 운항하며 화물 운송에 집중했다. 대한항공은 여객 없이 화물만 실은 화물전용 여객기를 65개 노선에서 운항했다.
화물기가 없는 저비용항공사(LCC)도 화물 사업 강화를 통해 코로나 위기 돌파에 나섰다.
제주항공[089590]은 여객을 태우지 않고 화물만 운송하는 화물 수송 전용 여객기를 운항하고 있다. 화물 수송 전용 여객기는 8월 577t을 수송해 10개월 만에 운송량이 10배 증가했다.
티웨이항공[091810]도 인천∼홍콩, 인천∼베트남 호치민·하노이 노선에서 기내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A330-300 중대형기를 도입하면 크기가 큰 특수 화물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상 운임도 작년 대비 급등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8일 기준 4천647.60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3.2배가량 높아졌다.
국내 수출기업이 자주 이용하는 미주 서안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6천371달러, 유럽 운임은 7천714달러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해상과 항공 화물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해운사, 항공사까지 나서 화물 운송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분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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