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사파타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한국 웹툰…접근성이 최대 장점"
[※ 편집자 주 : '비바라비다'(Viva la Vida)는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중남미에 거주하는 한인, 한국과 인연이 있는 이들을 포함해 지구 반대편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는 특파원 연재 코너입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미 온두라스에 사는 후안 카를로스 사파타 아마야(34)는 이동할 때나 잠자기 전에 자주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찾아본다. 그가 즐겨보는 것은 먼 나라 한국의 '웹툰'이다.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웹툰 작가를 꿈꾸고 있는 사파타는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원격 인터뷰에서 "웹툰의 가장 큰 매력은 접근성"이라고 말했다.
온두라스를 비롯한 외국에서 '웹툰'은 그 자체로 한국의 인터넷 만화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다른 나라에도 인터넷으로 보는 만화 '웹코믹'이 있지만, 개별 플랫폼에서 체계적으로 연재되는 '웹툰'은 우리나라의 고유 장르로 자리 잡았다.
중국계 조상이 있어 아시아 문화에 친숙하고, 어릴 때부터 다양한 만화를 즐겨봤다는 사파타는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인 라인 웹툰 스페인어판을 통해 웹툰을 처음 접했다.
"제 첫 웹툰은 '신의 탑'이었어요.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웹툰이라는 매체를 처음 접하고 놀랐죠. 새로운 플랫폼에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신의 탑'과 함께 '돼지우리', '엽총소년' 등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그는 빠른 필치의 깔끔한 그림 스타일, 아름다운 색채, 그리고 그야말로 무한한 장르적·소재적 다양성 등을 웹툰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가 그림이나 스토리보다 주목한 것은 웹툰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디지털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세로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런 면에서 웹툰은 다른 만화들에 비해 매우 직관적인 매체죠."
사파타는 한국의 웹툰 플랫폼이 자신처럼 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도 동생이 스토리를 쓰고 자신이 그린 작품으로 도전장을 내민 적이 있다. 아쉽게 채택되진 못했으나 계속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달엔 주온두라스 한국대사관이 한국 웹툰을 소개하기 위해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연 '나도 웹툰 작가' 행사에 찾아가 현지 다른 웹툰 팬들을 만날 기회도 가졌다.
그는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에 진출하기까지 웹툰의 발전 과정을 잘 볼 수 있던 역동적인 자리였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웹툰과 더불어 꿈을 키워가고 있는 사파타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웹툰을 만들고 싶다. 내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문화적 장벽을 넘어 한국과 전 세계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