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경기·증시 불안에 '숨 고르기'(종합)

입력 2021-10-10 11:47  

10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경기·증시 불안에 '숨 고르기'(종합)
한은 금통위 12일 개최…인플레 우려에 '인상' 소수의견 나올 듯
11월 인상 전망 우세…금융불균형 방치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오는 12일 회의에서 직전 8월 회의에 이어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통위가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0.75%)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가계부채 문제만 보자면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도 크게 이상한 것이 없지만, 최근 지표에서 확인된 코로나19 4차 유행의 경기 충격과 증시 불안 등을 고려해 인상을 다음 달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생산·소비 감소에 증시까지 불안…"기준금리 올리기에 부담"
동결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최근 부진한 경기 지표와 변동성이 매우 커진 증시다.
금통위가 서둘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또 올려 경기와 증시에 충격을 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지난달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았고, 9월에도 좋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무리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금통위가) 8월에 이어 잇따라 올리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경기지표도 좋지 않고, 무엇보다 증시가 미국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 헝다 사태 등이 겹쳐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조 위원은 "환율 측면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론적으로 원화 약세 기조를 저지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만으로는 원화 약세를 반전시키기에 역부족"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안정 효과보다는 증시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4차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8월 생산, 소비, 투자가 석 달 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액 지수가 각 0.6%, 0.8%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타격이 뚜렷했다.
코스피는 지난 1일, 5일, 6일 3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져 올해 들어 가장 낮은 2,908.31까지 추락했다. 3일새 사라진 시가총액만 117조원에 이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완화적 통화정책의 질서 있는 정상화'를 여러 차례 강조한 만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한꺼번에 0.5%포인트(0.25%p+0.25%p)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회의에서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7∼30일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00명 가운데 절대다수인 87명이 10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 11월 0.25%p 인상될 듯…"물가·가계부채 고려"
하지만 당장 1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지더라도, 결국 11월에는 금통위가 다시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의 이른바 '금융불균형' 문제를 방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물가 상승세가 거세기 때문에, 유동성 회수가 불가피하다"며 "금융당국이 총량 규제를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역시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분위기인 만큼, 그런 추세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도 지난달 29일 한 세미나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금 조달 금리가 여전히 낮은데다 전세와 주택 공급 물량 부족 등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가세한데 따른 것"이라고 현재 금융불균형 상황을 진단했다.
아울러 서 위원은 "금융불균형 상황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지금과 같이 자산가격 상승이 신용팽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경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를 하회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결국 현재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리 목표(연 2.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더라도 물가와 관계없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금통위 안에서 '매파'(통화 긴축·금리 인상 지지)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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