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등 시위대 의회 진입 시도…경찰, 물대포·최루탄 동원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이탈리아가 모든 일터에서 코로나19 면역증서인 '그린 패스'를 의무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수천 명이 9일(현지시간) 거리 시위를 벌였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로마에서는 극우 단체 회원을 포함한 시위대 수천명이 거리로 뛰쳐나가 그린 패스 확대에 반대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또 일부는 허가된 행진 행렬에서 벗어나 이탈리아 의회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제지했고, 물리적 충돌 끝에 몇몇을 체포했다.
로마 외에도 북부 밀라노와 중부 체세나에서도 별도의 시위가 열렸다고 AFP는 전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15일부터 모든 근로 사업장으로 그린 패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린 패스는 코로나19 예방백신을 맞았거나 검사를 통해 음성이 나온 사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 등에게 발급하는 증명서다.
앞서 이탈리아는 의료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린 패스를 적용 중이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 부부는 둘다 간호사인데 두 달 전 각각 정직을 당했다"면서 "우리는 면역력과 알레르기 문제로 주치의로부터 접종을 면제받았지만, 둘다 무급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탈리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12세 이상 인구의 약 80%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초기부터 직격탄을 맞았던 이탈리아에서는 13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번 그린 패스 제도 확대로 영향을 받게 될 이탈리아 노동자 수는 민간 부문 1천470만 명, 공공 부문 3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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