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정체 상태에 빠졌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백신을 다 맞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승인되고 기업·병원·사업장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접종을 의무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NN 방송은 지난 한 주간 미국에서 백신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 수가 첫 2회분 접종을 한 사람보다 더 많았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보면 이날까지 미국에서 3회차분 백신을 맞은 사람은 778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2회 접종으로 면역이 형성됐지만 면역력의 연장·강화를 위해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 면역 체계가 손상돼 2회 접종으로 면역이 형성되지 않아 3회차 접종을 한 사람이 모두 포함된다.
AP도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미국인이 꾸준히 늘면서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갔다고 8일 보도했다. 하루 평균 접종 건수가 100만건에 근접하면서 7월 중순의 거의 2배로 올라갔다. 7일에는 하루 110만회 접종이 이뤄졌다.
주된 요인은 부스터샷 때문이라고 AP는 분석했다. 지난달 24일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됐는데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이 이미 거의 10%에 달한다.
또 정부기관·기업체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 코로나19 사망자의 거의 전부가 백신 미(未)접종자라는 사실에 따른 공포도 백신 수요 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체이스뱅크에 다니는 알바 로페즈는 주 2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매일 열이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온라인 양식을 제출하는 데 지쳐 결국 백신을 맞기로 했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주(州) 정부는 백신 접종 속도가 둔화하면서 폐쇄했던 대규모 접종소를 다시 열고 있다.
미주리주는 11일 옛 장난감 체인점 토이저러스 매장에 대형 접종소를 오픈하고, 버지니아주도 앞으로 몇 주에 걸쳐 9개 대형 백신 센터를 개관할 계획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부스터샷 접종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로체스터 의학대학원의 호흡기질환 전문가 앤 팔시 박사는 백신의 면역 효과가 점차 약화하는 것에 대해 "어느날 갑자기 백신 맞기 이전처럼 완전히 (코로나19에) 취약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팔시 박사는 "대부분의 돌파 감염은 감기나 독감 같은 질환"이라며 "따라서 나의 핵심 메시지는 '너무 겁먹지 마라. 괜찮을 거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신 수요가 늘어날 요인은 더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모더나·얀센 백신의 부스터샷을 승인할지와, 5∼11세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을 승인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회의를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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