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스마트키도 못구해…그랜저 차주들 '울상'

입력 2021-10-1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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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 스마트키도 못구해…그랜저 차주들 '울상'
5세대 그랜저 HG 스마트키 생산 차질…품귀 현상에 키 복제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전남 나주시에 거주하는 2013년식 5세대 그랜저 HG 차주 A씨는 최근 스마트키를 추가로 구입하려다 애를 먹었다.
인근 현대차[005380] 부품 대리점에 스마트키 구입이 가능한지 물었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재고가 없어 구매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광주 지역 대리점에 재고가 하나 남아 있었지만, 정가로 판매하기는 어렵다는 말에 결국 웃돈까지 얹어 구매해야 했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그랜저 HG 차량의 스마트키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부품 대리점의 스마트키 재고가 바닥나면서 그랜저 HG 차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중고로 구입한 소비자들이 스마트키를 추가로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에 출시된 5세대 그랜저는 2017년까지 국내에서 총 51만5천142대가 판매된 현대차의 대표 차종 중 하나로, 지금도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 중 하나로 꼽히며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키 역시 애프터세일즈(AS) 부품 중 하나로 차질없이 생산과 납품이 지속돼야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구형 모델마저 스마트키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네이버 카페 '그랜저 패밀리'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마트키가 하나밖에 없어 추가로 구매하려는데 전국이 품절이다', '도저히 스마트키를 구할 수 없어 결국 열쇠 복사 업체에 키 복제를 맡겼다'는 등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역에 위치한 일부 현대차 공식 서비스센터에 그랜저 HG 스마트키를 구매할 수 있는지 직접 문의해 본 결과 "전국적으로 부품 재고 수량이 부족해 현재로서는 구매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단종된 차종의 AS 부품 공급도 영향을 받게 됐다"며 "반도체 수급 상황을 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한 달 안에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스마트키 수급 차질 현상은 신차도 예외는 아니다.
기아[000270]는 올해 초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카니발 구매 고객에게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 기능을 뺀 스마트키를 일단 지급한 뒤 6월 이후 정상 제품으로 교체해 주겠다는 방침을 안내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가 필요한 일부 사양을 뺄 경우 가격을 인하해 주거나 차량 출고 시기를 앞당겨 주는 '제외 선택제'까지 도입하고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차 출고 지연과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당분간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동남아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반도체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며 "말레이시아의 봉쇄 조치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해제되고 있지만, 6월 이후 2.5개월분의 주문이 밀린 것으로 알려져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안에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AS 부품 생산 차질도 사실상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해소돼야 정상화될 수 있어 언제부터 스마트키 납품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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