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코로나 걸린건데'…베트남서 반려동물 17마리 살처분

입력 2021-10-11 10:03   수정 2021-10-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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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코로나 걸린건데'…베트남서 반려동물 17마리 살처분
검역소에서 일가족 양성 나오자 격리조치하고 데리고 온 개·고양이 17마리 소각
전문가 "개가 사람에게 코로나 옮긴다는 과학적 증거 없어"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 시골마을의 보건당국이 개 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반려견 10여마리를 살처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VN익스프레스와 dpa통신에 따르면 팜 민 흥(49)의 일가족 5명은 지난 8일 까마우성으로 들어오던 중 검역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곧바로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겨 격리 조치했고 데리고온 개 16마리와 고양이 한마리를 살처분한 뒤 소각했다.
남부 롱안성에서 벽돌공으로 일하던 흥의 가족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지자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결심했다.
이에 오토바이 한대에 반려견까지 모두 싣고 처남 가족과 함께 처남댁의 고향인 까마우성의 카잉흥 마을로 들어오던 중이었다.
이날 사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트남 전역에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따.
해당 지역의 인민위원회는 "두 가족이 데리고 온 반려동물 중 한 마리가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들 가족의 동의를 얻어 살처분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 기술대학의 예측의학 교수인 뚜언 응우옌은 "지금까지 개가 사람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과학적 증거는 나온 적이 없다"면서 "개를 살처분한 것은 비과학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한편 흥의 일가족이 롱안성에서 까마우성까지 이동한 거리는 300㎞에 달한다.
그의 가족은 오토바이 한대에 반려견들을 모두 싣고 이동하는 사진이 소셜미디어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현지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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