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외교관 출신으로 재미공관 국감…북한인권결의안 제안국 참여 촉구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1일(현지시간) "5년 전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전직 (북한) 외교관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완전히 반대로 한국 공관에 와서 국정감사한다는 것을 상상해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날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대표부와 주뉴욕총영사관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을 계기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탈북 인사 출신의 국회의원이 재미 공관에서 국감을 한 것은 태 의원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원격 화상회의로 치러졌다.
19대 국회 때인 지난 2013년 10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인 조명철 당시 의원이 재외공관 국감에 나선 적이 있지만 미주 지역이 아니라 독일, 러시아 등 유럽 지역을 방문했다.
특히 이날 국감은 미국 내 유일한 북한의 외교 공관인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지척에 두고 이뤄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 의원은 "저하고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와는 대단히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같은 대학 동문이고 저보다 한 해 후배"라며 "대단히 훌륭한 외교관"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와 서로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지만, 유엔총회장에서 서로 조우할 때면 앞으로 통일된 한반도에서 공동의 번영과 미래를 같이 손잡고 이끌어나갈 파트너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유엔본부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태 의원은 "바로 30년 전 남과 북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고, 30년 동안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며 "남은 기간에 남북이 어떻게 통일을 이뤄내고 평화를 유지할 것이냐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 문제 대응을 집중적으로 질의한 태 의원은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라면서 "보편적 인권을 지키는 게 선진국의 가장 중요하고 상징적인 문제이고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인권사항 중 하나가 바로 북한 인권"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보편적 인권의 차원에서 북한 주민의 정치·사회적 권리와 경제·문화적 권리를 동시에 이끌고 나가야 한다"며 "정권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좌 또는 우 편향을 범하면 안 된다. 항상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보편적이고 일관적 입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감 질의에서도 태 의원은 2014년 12월 오준 전 대사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권 문제'라고 강조한 사례를 들어 조 대사에게 "정부 지시대로만 하지 말고 자기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해야 역사가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태 의원은 인터뷰에서 "오 전 대사의 연설은 울림이 대단히 커서 북한도 반박을 못 했다. 북한 외교관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명연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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