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브코프 러 차관, 미·영·호주 안보협력체 '오커스'에 우려 표명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 중인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정무 담당 차관이 12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눌런드와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약 2시간 동안 회담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양국 간 외교 갈등 등 양자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으며, 국제 현안으로는 전략적 안정성(핵 군축)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고 러시아 고위 외교 소식통이 타스 통신에 전했다.
소식통은 "양자 문제를 아주 상세히 논의했으며 이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면서 "국제 현안 가운데선 전략적 안정성 문제와 이 분야에서의 협상 지속 전망이 우선 논의 대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략적 안정성 문제는 눌런드 차관 담당이 아니지만, 그녀가 이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얘기했고 우리도 그것에 답했다"고 설명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눌런드 차관에게 지난달 발족한 미국·영국·호주 간 새로운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와 관련한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미국, 영국과 손잡고 인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를 발족하면서 핵무기 보유국인 두 나라에서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기로했다.
랴브코프는 이 같은 오커스 회원국들의 합의가 핵비확산체제를 훼손할 위험이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어 아프가니스탄 사태도 미-러 차관 회담의 의제가 됐다면서 "(우리 측은) 어떤 형식이 되든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미-러 양국이 아프간에 가까운 중앙아의 러시아 군사기지를 미군이 이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눌런드 차관은 이날 회담 뒤 러시아 외무부 청사를 떠나면서 언론과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눌런드는 이날 다른 러시아 관리들과 회담하고, 현지 기업인 및 유학생 등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11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13일까지 머무는 눌런드 차관은 방러 마지막 날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들과의 관계를 담당하는 크렘린궁 행정실(대통령 행정실) 부실장 드미트리 코작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선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눌런드 차관은 모스크바에 이어 레바논 베이루트와 영국 런던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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