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보고서…미 하락폭 G7 국가중 최대
중국엔 공공투자 축소 지적…미중 무역분쟁 부정적 영향도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12일(현지시간) 주요 2개국(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간인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6.0%에서 5.9%로 0.1%포인트 낮췄다.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는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이라고도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전망치가 동반 하락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0%로 7월 전망에 비해 무려 1.0%포인트 떨어졌다. 주요7개국(G7)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IMF는 2분기 대규모 재고 감소와 이후 공급망 교란, 소비의 둔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회사 골드만삭스가 지난 10일 소비 회복 지연 전망 등에 따라 미국 전망치를 5.7%에서 5.6%로 소폭 낮춘 것과 흡사한 분석이다.
진화 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여전한 데다 높은 물가 상승률, 반도체 등 공급난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도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전망은 미국이 4조 달러에 달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기부양 예산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이뤄진 것이어서 예산 규모가 줄어들면 성장률 추가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IMF는 내년 미국 성장률의 경우 5.2%로 0.3%포인트 올렸다. 미국은 지난해 3.4% 역성장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8.0%로 소폭인 0.1%포인트 내려갔다. 내년 역시 0.1%포인트 하락한 5.6% 성장이 예상됐다. 중국은 전염병 대유행 와중에도 지난해 2.3% 플러스 성장했다.
IMF는 공공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성장률을 소폭 하향한 이유로 들었다.
또 "예를 들어 중국의 자산 분야처럼 대규모의 무질서한 기업 채무 불이행이나 재조정은 광범위한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선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사태와 연결 짓기도 했다.
AFP통신은 분석가들은 중국이 부동산 약세와 석탄 가격 급등 및 부족의 충격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한다며 자산시장의 약세가 중국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IMF가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미중 간 무역과 기술 분야의 긴장이 고조되면 경기회복 경로에 또 다른 장애물로 작용하며 투자와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IMF는 미중 간 고율의 무역 관세를 염두에 둔 듯 무역 긴장의 해결과 2018~2019년 부과된 무역 제한 조처를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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