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174점 입찰…경매 통한 총수입 최소 36억원 달해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금주령 시대에 활동한 악명 높은 폭력조직 두목 알 카포네가 세상을 떠난 지 74년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여전해 보인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열린 카포네 유품 경매에서 그가 아끼던 콜트 45구경 반자동 권총이 예상가를 훨씬 웃도는 86만 달러(약 10억3천만 원)에 낙찰됐다.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20세기 총기 중 최고가"라고 추정했다.
권총의 최저 입찰가는 5만 달러(약 6천만 원), 당초 예상 낙찰가는 10만~15만 달러(약 1억2천만~1억8천만 원)였다.
경매 대행업체 '위더렐'(Witherell's)이 지난 8일 오후 8시부터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한 이번 경매에는 카포네의 손녀 3명이 내놓은 카포네의 유품 174점이 출품됐다.
권총 외에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파텔핍립 회중시계, 보석류, 장신구, 가구, 가정용품, 가족사진, 편지 등으로 구성된 경매 물품의 낙찰 총가는 최소 300만 달러(약 36억 원)에 달한다고 시카고 abc방송은 전했다.
이번 경매에는 미 전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약 1천여 명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경매 참가자들의 신원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다.
단, 케빈 네이글로 이름을 밝힌 새크라멘토의 한 사업가는 장식용 담배상자를 12만 달러(약 1억4천만 원)에, 18K 금과 백금으로 장식된 허리띠를 2만2천500달러(약 2천700만 원)에 각각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뉴욕 빈민가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카포네는 1920년 시카고로 이주해 밀주·매음·도박 등 불법 사업으로 부를 축적, 한때 세계 최고 갑부로 기네스북에까지 등재됐다.
하지만 1929년 2월 14일 카포네의 부하가 라이벌 조직의 조직원 6명과 행인 1명 등 모두 7명을 총격 살해한 '성 밸런타인데이 학살'(Valentine's Day Massacre) 사건 발생 후 시카고 '공공의 적' 1호로 지명됐고, 1931년 탈세 혐의로 체포·수감됐다.
그는 연방 교도소에서 8년간 복역한 후 모범수로 조기 석방됐으나 건강 악화로 48세에 생을 마감했다.
카포네의 생애는 수많은 영화·TV드라마·책으로 만들어지며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졌고, 덕분에 그의 유품들은 경매시장에서 특별한 인기를 끌고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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