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운 감도는 시리아…터키 "쿠르드 격퇴 새 군사작전" 경고

입력 2021-10-13 23:41  

다시 전운 감도는 시리아…터키 "쿠르드 격퇴 새 군사작전" 경고
에르도안 "인내의 한계…시리아에서 새 군사작전 할 수 있어"
터키 외무 "미국·러시아가 약속 안지켜…필요한 일 모두 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YPG)를 격퇴하기 위해 다시 한번 시리아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터키를 방문한 니카라과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시리아 북부를 테러리스트로부터 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YPG가 시리아 국경 밖에서 터키의 도시들을 포격하고 있다"며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민병대를 제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차우쇼을루 장관의 발언은 지난 11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말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에서 테러로 터키 경찰관 2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혔으며, 시리아 북부에서 새로운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YPG는 터키 접경지대인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자치정부의 무장세력인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을 이루는 조직이다.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자치정부를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시리아·이라크 등지를 거점으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발호하자 미국 등 국제동맹군과 함께 IS 격퇴전에 가담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쿠르드족은 2017년 IS의 수도였던 락까를 점령하고 2019년 IS 최후의 거점 바구즈를 탈환하는 등 IS 격퇴전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IS 격퇴전을 계기로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으나, 터키는 YPG가 자국 내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PKK는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시리아 북동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으로 터키 정부는 이들의 공격으로 약 4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한다.
터키는 2016년과 2018년 YPG 세력을 몰아낸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리아 북부를 침공, 알밥·다비끄·자라불루스·아프린 등의 도시를 점령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9년 시리아 주둔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자, 터키는 사실상 미국의 묵인 아래 유프라테스강을 넘어 시리아 쿠르드족을 향해 전면 공세를 펼쳤다.
터키의 막강한 화력에 쿠르드족은 변변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무너졌고, 결국 개전 13일 만에 미국과 러시아의 중재로 쿠르드 민병대가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0㎞ 밖으로 철수한다는 조건으로 휴전이 이뤄졌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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