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중단…'구직 기능 집중' 새로운 앱 출시 예정
(서울·선양=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차병섭 특파원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 강화 분위기 속에 중국 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중국 내 이용이 막힌 가운데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해 온 주요 SNS는 링크드인 뿐이었는데, 이마저도 중국 당국의 규제 등에 밀려 중국 시장을 떠나게 된 것이다.
15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4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중국 내에서 훨씬 더 도전적인 운영 환경과 더한 규정 준수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올해 말 링크드인의 중국 내 주요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링크드인은 2014년 중국어 간체자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 중국 본토의 링크드인 회원은 5천만명 이상으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년간 콘텐츠 규제 등 중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려고 해왔지만 결국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링크드인은 대신 게시물 공유 등 SNS 기능을 없애고 구직 기능에 집중한 '인잡스'(InJobs)라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링크드인은 이미 지난 3월 '규제 문제'를 이유로 중국 내 신규회원 가입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지난 여름 사용자들에게 '금지된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는 경고 서한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링크드인을 통해 중국 지도부나 정부에 대한 비판 내용이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중국 정부가 민감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AP 설명이다.
또 중국 규제당국은 지난 5월 링크드인 등 100개가량의 앱에 데이터 수집·이용상 문제에 대한 시정을 지시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규제당국은 링크드인에 콘텐츠 규제 강화를 위한 데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외교협회 중국 기술 전문가인 애덤 시걸은 "중국에서는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미국에선 의회에서 이 규제 준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져 미국 SNS 업체가 운영을 계속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챗과 웨이보 등 중국에서 운영 중인 SNS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검열을 받고 일부 인사들의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다.
링크드인 미국 이용자 일부는 최근 그들도 중국 링크드인 서비스에서 자신의 이용이 차단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릭 스콧 상원의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 경영진에 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해 미국 언론인들에 대한 검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려했다.
링크드인으로 부터 경고서한을 받았던 한 학자는 "한때 링크드인은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나) 중국인과 서양인이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SNS였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몇 달씩 이용자를 검열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결국 중단하기로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