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장 "우리 전투기 플라스틱 아냐" 中 군사행동시 대응 시사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의 무력시위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주미 대만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공개했다.
미중 신냉전 속에서 미국이 대만을 위한 지원 의지와 관계 밀착을 또다시 밝힌 것이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우는 중국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15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 대표와 회동했다.
크리튼브링크 동아태 차관보는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굳건하다"면서 "한층 더 강화된 양자 관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각 분야에서 대만과 한층 더 나아간 튼튼한 관계를 심화할 책임이 있다며 "대만이 침략, 소요, 협박에 직면한 상황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나는 계속해서 대만관계법을 확립하겠다는 결심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언론은 샤오메이친 주미 대표가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에 미 국무부를 방문해 데이비드 스틸웰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만났다고 전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겨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과 수교한 나라가 대만과 공식적으로 왕래하는 것도 반대한다.
이런 가운데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군대의 출동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면서 중화민국은 절대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서면 "우리의 전투기는 작동하지 않는 플라스틱 전투기가 아니다"라며 중국군의 위협에 대응할 것임을 내비쳤다.
또한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추타이싼(邱太三) 주임(장관급)은 전날 대만 상장 회사협회 강연에서 지난 1∼4일 중국 군용기 총 149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무력 시위를 한 것은 이미 '준 전쟁' 상태의 형국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영국·일본·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 등 6개국 해군이 이달 초 필리핀해와 오키나와 남서부 해역에서 합동 훈련을 할 당시 미군기 2대가 중국군 항구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사거리 안에서 비행했지만 중국군이 처음에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유시보는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중국이 지난해 초부터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의 룽톈(龍田) 공군기지, 후이안(惠安) 공군기지, 장저우(?州) 공군기지 등 3곳의 방어시설 공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는 대만을 겨냥한 무력 행사 시 대만의 반격에 대한 대비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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