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사장 "투자 회수율 회복 단계지만 정부 도움 필요"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036460] 등 자원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부실과 경영악화 문제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은 석유공사가 2009년 8천억원에 사들인 페루 석유회사 '사비아페루'를 올해 초 28억원에 '헐값' 매각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이 사업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 결국 회수한 금액은 매각대금과 대여금 등을 포함해 투자금액의 약 13% 수준인 1천억여원이 전부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석유공사 직원의 억대 연봉자 비율은 2016년 5%에서 지난해 20%까지 늘었다.
신 의원은 "대형 투자 경험이 없는 석유공사가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다 실패한 대표적 사례"라며 "회사가 어려운데 오히려 억대 연봉자가 늘어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사비아페루뿐 아니라 2009∼2012년 추진한 사업에서 손실이 났으나 2014년 이후 진행한 사업의 예상 회수율은 120%로 어느 정도 회복 단계"라며 "올해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5천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차츰 더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사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공적자금 투입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현재 1조2천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여서 직원들 월급을 한 푼도 안 줘도 (해소하려면) 12년이 걸린다"면서 "자구노력을 계속해나가겠지만, 정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해광업공단 등 자원공기업 3사가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중요 사업까지 모두 매각해 전 세계적인 자원확보 총력전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사장은 "현재 보유한 17개국 31개 광구 중 매각 중인 것은 6개국 13개 광구"라며 "일일 생산량 14만배럴 수준을 유지해 에너지 안보에 차질이 없도록 투자 전략을 새로 짜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부실 자산을 빨리 매각해 확보한 자원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황규연 광해공업공단 사장은 "민간이 해외자원개발을 활발히 펼치도록 컨설팅하는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은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가 1천억원을 투자해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문제 삼으면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편승해 재무 건전성을 악화할 게 아니라 본업에 충실해 철저한 자구노력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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