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효과 굵고 짧았다…망 비용 갈등 불씨

입력 2021-10-17 06:00  

'오징어게임' 효과 굵고 짧았다…망 비용 갈등 불씨
국내 넷플릭스 트래픽·일사용자수·사용시간 한때 30∼40% 증가
통신사들 "망 사용료 내야"…넷플릭스 수용 개연성은 낮아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조성흠 한혜원 기자 = 지난달 중순 '오징어게임'의 공개를 전후해 넷플릭스의 국내 트래픽·일사용자수·사용시간 등 지표가 한때 30∼40%씩 급등했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각종 지표들이 안정세를 되찾았으나, 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은 넷플릭스 인기작이 나올 때마다 트래픽이 몰린다며 "이제는 넷플릭스가 한국에도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개연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 오징어게임 방영 전후 통신사 트래픽 늘고 해외망 증설
17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난달 17일을 전후해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1주간 트래픽을 비교한 결과, KT[030200]와 넷플릭스 간 트래픽이 유·무선 인터넷과 IPTV를 포함해 약 39% 뛰었다.
이는 공개 후인 지난달 23∼29일과 공개 전인 지난달 9∼15일을 비교한 결과다.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 사이의 트래픽도 오징어게임 공개 후 예상 수준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화제작 공개를 앞두고 SKB가 서비스 안정성 유지를 위해 해외망을 증설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징어게임 공개를 전후해서는 두 차례나 망을 늘려야만 했다.
사전 대비 차원에서 9월에 한 차례 증설했으나, 오징어게임의 인기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10월에 또 망을 늘린 것이다. 2019년 1월 '킹덤', 2020년 12월 '스위트홈' 등 예전 화제작 공개 때는 많아야 1차례만 늘렸다.



◇ 망 이용 대가 둘러싼 갈등 심화
오징어게임으로 넷플릭스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통신업계와의 망 이용대가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업계와 정치권에선 넷플릭스가 국산 콘텐츠로 큰 수익을 올리면서도 망 이용대가나 저작권 등에서 부당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대해 서비스 안정성의 책임을 부과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이른바 '넷플릭스법'이 시행됐다.
넷플릭스는 해당 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으나 1심 패소했고, SK브로드밴드는 이후에도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넷플릭스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후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차지하는 트래픽이 급격히 늘어나 망이용대가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미국 통신사 등에 사용료를 지급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들은 통신업계의 이런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트래픽을 줄일 수 있는 데이터 임시 서버 등을 통해 ISP에 콘텐츠를 보내고 있어 사실상 비용을 내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SKB는 망 이용 대가를 달라며 넷플릭스를 상대로 국내 법원에 소송을 내 올해 6월 1심에서 승소했으나, 넷플릭스가 항소함에 따라 재판의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데이터 임시 서버인 오픈커넥트(OCA) 무상 설치와 기술 지원을 SKB에 제안했으나, 이용대가 지급은 망중립성 위반 가능성을 들어 거부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콘텐츠공급자(CP)와 ISP가 각자 소임을 다하며 함께 협력해 공동의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를 위해 트래픽 경감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증명된 OCA를 ISP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징어게임 '반짝인기' 가능성도…넷플릭스 버티기 주목
국내에서 오징어게임 인기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엿보이는 점도 넷플릭스가 버티기에 나설 명분이 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한국 넷플릭스 이용자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지난달 16일 65.45분에서 오징어게임 공개 당일인 17일 71.8분으로 상승하고 이틀 뒤인 19일에는 86.53분까지 치솟았다. 이는 통계집계가 이뤄진 작년 8월 3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후 한동안 80분대를 유지했지만 23일에는 70분대로 떨어졌고 지난달 말에는 60분대로 복귀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일사용자수(DAU)도 지난달 16일 280만9천805명에서 21일 386만1천9명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말에는 320만명대로 줄었다.


KT와 넷플릭스 간 인터넷 트래픽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며 오징어게임 공개 전 수준으로 안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SKB와의 소송 1심에서 패소한 후 항소하면서 "1심 판결은 CP와 ISP 간 협력의 전제가 되는 역할 분담을 부정하고 인터넷 생태계 및 망 중립성 전반을 위협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도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등 인기 프로그램의 흥행과 망 사용료 지급을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CP 업체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외국 서버를 사용하고 있고 국내 가입자들이 통신사에도 돈을 낸다는 점을 들어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오징어게임 흥행을 계기로 입장이 바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josh@yna.co.kr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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