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휴대전화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쓰는 국가로 지목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영국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와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아랍에미리트(UAE)와 4억 파운드(6천470억원)의 협력사업 논의를 중단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AE가 휴대전화 해킹 스파이웨어인 페가수스를 이용하는 국가로 드러났고, 특히 영국인과 관련된 해킹 정보를 활용하는 주요 국가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대는 지난 7월 "지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UAE와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UAE와 협의 중단과 관련, 스티븐 토프 부학장은 대학신문과 인터뷰에서 "페가수스 논란이 불거진 이후 UAE측과 어떠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이 없다"라고 확인했다.
이어 "페가수스 사건과 관련한 내용이 계속 드러남에 따라 지금은 UAE와 협의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향후에 협의를 재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일은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이와 관련한 이면 협약 같은 것도 없다"라고 답했다.
또한 UAE 왕실 측 인사와 만나지 않았고, 다른 누구와도 면담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초대형 협력 사업을 통해 케임브리지대는 10여 년에 걸쳐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금을 받기로 돼 있었다. 여기에는 3억1천 파운드에 달하는 UAE 정부의 직접 투자도 포함돼 있었다.
이를 통해 양측은 연구 기관을 설립, UAE의 교육시스템을 개선하고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등 분야를 연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협력 방안 발표 직후 언론 보도를 통해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존재가 알려졌고 UAE가 이 스파이웨어의 주요 '고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협력 방안 논의는 중단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이 신문은 총 5만개 이상의 전화번호가 페가수스의 해킹 대상이 됐고 특히 2017∼2019년까지 영국인 전화번호 400개 이상이 해킹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UAE는 페가수스를 이용한 40개 국가 중 하나이며, 영국인을 겨냥한 해킹 정보를 이용한 주요 국가로 지목됐다.
UAE 중에서 두바이가 페가수스 이용 고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UAE 총리·부통령 겸 두바이 군주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딸 라피타 공주와 그의 여섯번째 부인 하야 공주가 2019년 영국으로 피신했는데, 그들의 전화번호도 해킹 목록에서 발견됐다.
최근 영국 고등법원은 셰이크 무함마드가 하야 공주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도록 승인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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