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16일 새벽 쏘아 올린 선저우 13호는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발사한 2번째 유인 우주선이다.
지난 6월 17일 선저우 12호를 발사한 지 4개월 만이다. 선저우 12호의 우주비행사 3명은 지난달 지구로 귀환했다.
선저우 13호에 탑승한 우주인 3명은 우주에서 6개월 동안 머무르며 임무를 수행한다. 6개월은 우주정거장 운영을 시작하면 우주인들이 통상 체류하게 되는 기간이다. 선저우 12호의 우주인들보다 3개월이 길다.
중국은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물우주선과 유인우주선 등을 추가로 발사해 내년 말까지 톈궁 건설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은 최근 몇년 사이 달, 화성, 태양 탐사 프로젝트를 잇달아 진척시키며 '우주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기술 검증 막바지…향후 6차례 추가 발사중
중국은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 프로젝트를 핵심 기술 검증 단계와 건설 단계로 나눴다.
선저우 13호 우주인들은 핵심 기술 검증 단계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인들은 로봇 팔 수동 원격 조작 등 우주정거장 조립 건설의 핵심 기술을 테스트한다.
2∼3차례 우주 유영도 계획돼 있다.
후속 건설 임무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장기간의 임무 과정에서 우주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도 평가한다.
우주의학과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등 과학기술 실험을 하며 대중을 상대로 과학 교육도 할 예정이다.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발사 임무는 올해는 선저우 13호가 마지막이다.
중국은 지난 4월 이후 핵심 모듈 톈허(天和)와 식품과 장비, 연료 등을 실은 화물우주선 톈저우(天舟) 2호와 3호를 잇달아 발사했다.
우주정거장 건설 단계에는 6차례 발사가 예정돼 있다.
먼저 톈저우 4호 화물우주선과 선저우 14호 유인우주선이 발사된다. 선저우 14호 우주인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실험 모듈 먼톈(問天)과 멍톈(?天)이 발사돼 내년 말까지 3개 모듈 결합이 완성된다.
이후 톈저우 5호 화물우주선과 선저우 15호 유인우주선이 우주정거장의 상황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그 뒤에는 우주정거장은 운영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광학망원경이 우주정거장과 동일한 궤도에서 독립적으로 비행하며 관측 활동을 하게 된다.
텐궁은 길이 37m, 무게 90t으로 현재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다.
오는 2024년 ISS가 운영을 종료하고 나면 한동안 중국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된다.
◇ 달·화성·태양탐사 프로젝트 진전
앞서 중국은 이달 14일 첫 태양 탐사 위성 '시허(羲和)호' 발사에 성공했다.
시허에는 H-알파 주파수대 이미지 분광기가 세계 최초로 장착돼 있다. 분광기는 고도 517km의 태양동조궤도(sun-synchronous orbit)에서 작동하게 된다. 태양 폭발 시의 대기 온도와 속도 등 물리량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어 태양 폭발의 동역학 과정과 물리 메커니즘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망은 "태양 폭발의 근원 영역에 대한 수준 높은 관측 데이터의 공백을 메워 중국의 태양 물리 영역 연구 능력을 높일 것"이라며 "중국 우주과학 탐사와 위성기술 발전에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15일에는 중국 최초의 화성 무인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난도가 가장 높은 마지막 '공포의 9분'을 무사히 통과하면서 착륙 예정지인 화성 최대 평원지대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무사히 안착했다.
톈원 1호를 쏘아 올린 지 약 10개월 만으로, 톈원 1호는 발사 후 약 7개월간 4억7천여만km를 비행한 끝에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특히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까지 시속 2만km에서 제로(0)까지 속도를 줄여야 하는 최고난도 구간을 거쳤다.
인류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성공률은 약 50%에 불과한데, 실패 사례는 대부분 EDL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이를 극복한 것이다.
중국은 톈원 1호의 착륙 성공으로,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국가가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톈원 1호의 화성 착륙 후 화성 탐사 지휘부와 관계자들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의 행성 탐사 장정에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고 지구와 달 사이에서 이제는 행성 간으로 도약을 이뤄냈다"며 "화성에 처음으로 중국인의 자취를 남겼다는 것은 우리의 우주 사업 발전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진전"이라고 치하했다.
톈원 1호 착륙 이후 탐사로봇 '주룽'(祝融)이 화성 표면을 밟으며 석달 간의 탐사 임무를 완료했다. 889m를 이동하며 화성 토양과 수분, 지질 특성 등에 관한 10GB의 원시데이터를 수집했다.
앞서 중국은 2019년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킨 바 있다. 오는 2024년께에는 달 뒷면의 샘플을 채취해 돌아올 무인 탐사선 창어 6호를 발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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