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4명이 모스크 공격"…탈레반 '정신적 고향' 칸다하르서 발생
'사상자 100명' 쿤두즈 모스크 테러 후 일주일 만에 또 참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15일(현지시간) 또 시아파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33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남부 칸다하르주의 주도 칸다하르의 시아파 이맘 바르가 모스크에서 금요 예배 도중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이슬람 신도에게는 금요 예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날 모스크에는 많은 신도가 모인 상태였다.
로이터통신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폭발로 33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현지 미르와이스 병원의 한 의사는 AFP통신에 "지금까지 시신 32구와 부상자 53명이 이송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자폭 테러에 의해 이번 폭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 무르타자는 AP통신에 "4명의 자폭 테러범이 모스크를 공격했다"며 두 명이 보안 출입구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다른 자폭범 두 명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이 모스크의 금요 예배에는 500여명이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탈레반 당국 관계자도 AFP통신에 이번 폭발은 자폭 테러범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살펴보면 폭발 현장에는 피로 얼룩진 카펫 위에 시신들이 흩어져있다.
탈레반 내무부 대변인인 카리 사예드 호스티는 트위터를 통해 칸다하르 시아파 모스크에서 발생한 폭발로 많은 동포가 숨지거나 다쳐 슬프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특수부대원이 도착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아프간에서는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북부 쿤주즈시의 시아파 모스크에서도 자폭 테러가 발생, 10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당시 테러 후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배후를 자처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서는 아직 배후를 자처한 조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역시 소수 종파인 시아파를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프간에서는 인구의 85∼90%가 수니파로 분류된다. 인구의 10∼15%밖에 되지 않는 시아파는 종종 다수 수니파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
특히 IS-K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부르며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해왔다.
IS-K는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에 대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IS-K는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동부 잘랄라바드와 카불을 중심으로 여러 테러를 벌여왔다. 180여명이 숨진 지난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도 IS-K였다.
이번 폭발이 발생한 칸다하르는 탈레반이 결성된 곳으로 탈레반에게는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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