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마다 나타나는 사막 개화, 강수량 감소에 사라질까 우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불린다.
이 메마른 땅에도 몇 년에 한 번씩 색색의 꽃이 피는 장관이 연출되는데,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안 그래도 희귀한 사막의 개화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EFE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FE에 따르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1천㎞쯤 떨어진 아타카마 사막의 개화는 대개 5∼7년에 한 번씩 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꽃이 피면 새와 곤충 등도 더 많이 찾아와 사막에 숨어있던 다양한 생태계 구성원들을 만날 수 있다.
보통 엘니뇨 등으로 예년보다 비가 많이 오는 해에 꽃이 피는데, 올해의 경우 6월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사막에 분홍빛 꽃물결이 생겼다.
그러나 칠레 라세레나대의 안드라에 로아이사는 EFE에 올해 개화가 예년보다 더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정도도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수십 년간 더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개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칠레를 비롯한 남미 지역에선 최근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칠레대의 생물학자 프란시스코 스케오는 아타카마 사막의 꽃들이 수백 년간 생존해온 적응력 강한 종이라면서도 아타카마 사막이 지난 200년 전보다 네 배쯤 건조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강수량은 계속 줄어들면 종자들이 자리 잡고 자라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인류가 기후변화를 감속할 조치를 어서 취하길 바라지만, 꽃들이 기다려줄지가 관건"이라고 우려했다.
사막의 꽃이 사라지면 관광업에 의존하는 지역 주민들의 생계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최근 칠레에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개 작업을 통해 매년 사막에 꽃이 피도록 하자는 구상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과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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