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된 콜롬비아 마약왕의 '애완하마' 24마리 중성화

입력 2021-10-17 00:37  

골칫거리 된 콜롬비아 마약왕의 '애완하마' 24마리 중성화
에스코바르가 들여온 하마 4마리, 80마리로 불어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 옛 마약왕이 들여온 후 개체 수가 늘어 골칫거리가 된 하마들을 당국이 화학적인 방식으로 중성화했다.
콜롬비아 지역 환경당국은 마그달레나강 유역의 하마 24마리에 미국이 제공한 중성화 기능 약품을 성공적으로 투여했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당국은 이 같은 화학적인 중성화가 기존 외과적인 중성화 시술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하마 개체 수를 조절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 하마는 콜롬비아의 악명 높았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키우던 '애완하마'의 후손들이다.
전성기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던 에스코바르는 개인 동물원을 만들고 코끼리, 기린, 얼룩말, 캥거루 등 이국적인 동물들을 들여왔다.
1993년 에스코바르가 경찰에 사살된 후 그의 동물들은 동물원 등으로 옮겨지거나 죽었지만, 하마 암컷 3마리와 수컷 1마리는 그대로 야생에 남겨졌다.

물과 먹잇감이 풍부하고 천적도 없는 마그달레나강 유역에서 하마들은 빠르게 번식해 현재 80마리까지 불어났다.
남미 야생에선 볼 수 없는 하마들은 이색 관광상품이 됐지만,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고 주민들을 다치게 하는 등의 문제도 일으켰다.
그대로 뒀다가는 걷잡을 수 없이 개체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당국은 개체 수 조절을 위해 고심했다.
앞서 11마리를 외과적으로 중성화했는데 거구의 하마를 유인해 마취하고 두꺼운 피부를 절개한 후 생식기관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어서 보다 효율적인 대안을 모색해 왔다.
당국은 이번에 시도한 약품 투여가 암수 모두에게 효과가 있다며, 다만 3회분을 투여해야 해서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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