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지지 교통장관, 8월 두 아이 입양후 휴가…성소수자 비꼬는 비난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에서 성 소수자인 남성 장관이 육아휴가를 떠난 것을 놓고 공방전이 불붙었다.
16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39)은 지난 8월 두 아이를 입양했다고 밝힌 후 육아휴가를 냈다.
그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각료 중 성 소수자인 사실을 공개한 인물로, 2018년 교사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결혼했다. 또 지난 8월에는 입양한 두 아이를 한 명씩 안은 채 서로 마주 보며 웃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부티지지 비판론은 두 갈래다. 우선 미국이 극심한 물류대란을 겪는 와중에 주무 장관이 휴가를 떠났다는 점이다. 미국엔 법으로 의무화한 육아휴가 제도가 없다.
야당인 공화당의 마사 블랙번 상원 의원은 "우리는 물류 위기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백악관은 부티지지의 유급휴가를 숨기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톰 코튼 상원 의원도 "노동자 계층에 피해를 주는 물류 위기 동안 그는 자리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부티지지가 성 소수자임을 비꼬는 듯한 비난도 있었다.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모유 수유를 어떻게 했는지 알아내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됐는지 아무런 말이 없다"고 말했다. 남성인 부티지지는 모유 수유를 할 필요가 없는데도 육아휴가를 갔다는 말로 여겨진다.
이에 부티지지 장관은 MSNBC방송에 출연해 휴가 중 항상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칼슨의 비난에 대해선 "육아휴가의 개념은 차치하고 분유를 먹이는 것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가족 가치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보수 진영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부티지지 옹호론이 나왔다. 캐서린 클라크 하원 의원은 부티지지 역시 육아휴가 접근권을 가져야 하는 수백만 명의 다른 미국인과 다를 바 없는 부모라고 말했다.
콜린 알레드 민주당 하원 의원은 많은 남성이 육아휴가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부티지지처럼 유명인사가 휴가를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엄호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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