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종이의집…넷플릭스서 비영어 콘텐츠 붐"<이코노미스트>

입력 2021-10-17 11:57   수정 2021-10-17 15:57

"오징어게임·종이의집…넷플릭스서 비영어 콘텐츠 붐"<이코노미스트>
"비영어권 영화들의 스크린 흥행부진과 뚜렷이 대비"
"'오겜'은 자막 언어만 31개…넷플릭스 투자로 장벽 낮춰"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작품의 '붐'이 일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오징어 게임'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넷플릭스 히트작 가운데 '막내'일 뿐"이라는 기사에서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드라마의 승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오징어 게임 외에도 스페인어 드라마인 '종이의 집', 프랑스어 드라마인 '뤼팽'등의 예를 들었다.
종이의 집은 스페인 텔레비전에서 2시즌 만에 종영했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히트작으로 부활, 시즌 4는 첫 공개 후 4주 만에 6천5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범죄 드라마 '뤼팽'도 대히트를 쳤다. 개봉 후 4주간 이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은 총 7천600만명에 이른다.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작품을 즐기는 미국 시청자 수는 2019년 이후 71% 늘었고, 비영어권 작품을 한 개라도 감상한 미국 넷플릭스 구독자는 전체의 97%에 달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비영어권 작품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 성공이 이례적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영국영화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아일랜드에서 개봉된 영화의 45%가 비영어권 작품이었으나,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의 2.2%에 그쳤다.
북아메리카에서도 2003∼2017년 개봉 영화의 19%가 비영어권 영화였으나 박스오피스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카데미상을 시상식을 운영하는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는 거의 100년 동안 비영여권 영화에 '최우수 작품상'을 수여하지 않았었다. 그 벽을 깬 건 2020년 기생충이 처음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비영어권 콘텐츠의 흥행 원인으로 넷플릭스의 아낌없는 투자를 꼽았다. 이용자들이 외국어 콘텐츠를 즐기기 쉽도록 환경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가령 오징어게임은 31개 언어로 자막이 제공되고, 13개 언어로 더빙됐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완고한 시청자마저도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됐다"며 "시청자들은 영화 푯값 10달러을 포기하고 영화관에서 용감하게 걸어 나설 필요 없이,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외국어 작품이든 보고싶은 만큼만 맛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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