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18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로 출마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지원을 받은 인물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후 아베 전 총리를 배려해 다카이치를 당 4역 중 한 자리인 정조회장에 임명했다.
우익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는 매년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과 15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다.
이달 17~18일은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 기간이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했다.
총리 재임 기간 공물 봉납만 하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같은 날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일제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 부르는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성소'(聖所)로 통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 사람들에게는 전범의 영령을 모아놓은 '전쟁신사'로 각인돼 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