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원=47.89달러' 엉터리 환율 유머 삼아 '한국 비하'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패러디 영상을 내놓아 세계적 열풍에 동참했다.
17일(현지시간) 미 SNL 측은 유튜브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인 라미 말렉이 참여한 오징어 게임 패러디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말렉은 드라마의 상징이 된 녹색 체육복을 입고 게임에 참여한다.
영상 초반부 말렉은 "키우던 강아지도 팔아야 했다" 등의 노랫말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함께 등장한 코미디언 피트 데이비슨은 "내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오징어 게임 참가"라고 노래한다.
그러자 순식간에 영상 속 인물의 복장이 초록색 체육복으로 바뀌며 오징어 게임이 펼쳐지는 장소로 배경이 전환된다.
작중 주인공인 조상우(박해수 분)와 같이 218번을 단 말렉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등 게임 진행 도중 동료들이 죽는 광경을 지켜보며 "이게 오징어 게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노래를 이어간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미국의 놀이인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 장면에서는 인형이 쳐다볼 때마다 노래를 멈추는 등 작중 설정을 그대로 따랐다.
영상 말미에 말렉은 작중 승자인 성기훈(이정재 분)처럼 456번을 단 데이비슨에게 밀려 단상 밖으로 떨어져 죽음을 맞는다.
영상이 공개된 SNL 유튜브 계정에 "오징어 게임의 미국 버전으로 상상했던 것을 정확히 보여줬다"는 댓글이 달리자, 7천500명이 '좋아요'를 보내는 등 시청자 호평이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역시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을 소재로 한 덕에 이번 패러디는 SNL 토요일 방송 중 눈에 띄는 순간이 됐다"고 호평했다.
이 영상이 한국에도 알려지면서 '한국을 비하한다'는 논란이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영상 중반부 말렉은 구글 검색 기능을 이용해 상금 40억원을 미국 달러로 환산한다.
그런데 영상에서 40억원은 337만달러가 아니라 47.89달러(약 5만6천700원)으로 표시되며 "환율 때문에 헷갈린다"는 노랫말이 이어지자 방청객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트위터 이용자는 "이는 아시아를 화폐가치가 낮은 못 사는 곳으로 취급하는 것", "한국 돈으로 40억원이 47달러밖에 안 된다니 어이가 없다"과 같이 반응하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게 SNL식 개그", "환율 계산 부분에서 제일 크게 웃은 것 같다" 등 상반되는 의견도 있었다.
이집트 출신 배우 라미 말렉은 2019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록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역을 열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개봉작으로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마지막으로 출연하는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는 본드의 숙적인 '악당 사핀'역을 맡았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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