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주의 누리꾼' 조롱한 노래에 중국 발끈…음원 삭제

입력 2021-10-18 16:59  

'애국주의 누리꾼' 조롱한 노래에 중국 발끈…음원 삭제
중국계 말레이시아 가수 네임위 '유리심장'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넌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끊임없이 반격하지. 내가 너의 어디를 모욕했다는 건지 모르겠어. 넌 세계를 적으로 여겨."
중국인들을 발끈하게 한 '유리심장'?璃心)이란 노래의 가사 일부다. 맹목적으로 애국주의를 표출하는 중국의 젊은 누리꾼 집단인 '샤오펀훙'(小粉紅)을 꼬집은 대목이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싱어송라이터 네임위(Namewee)가 최근 중국어로 발표한 이 노래가 중화권에서 화제다.
뮤직비디오는 온통 분홍색으로 꾸며져 있다. 중국을 상징하는 판다도 분홍색 옷을 입은 채 춤을 춘다.
이는 '작은 분홍색'이란 뜻의 '샤오펀훙'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깨지기 쉬운 유리", "미안해. 내가 너무 솔직하게 진실을 말해서 너의 감정을 상하게 했어" 같은 가사는 샤오펀훙이 자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노래 제목인 '유리심장'은 마음이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약해 비판이나 질책을 견디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노래는 경쾌하고 언뜻 들으면 사랑 이야기 같다. 하지만 가사는 온통 중국에 대한 비판이나 조롱으로 채워져 있다.

면화를 나르고, '재교육 센터'에서 하미과를 재배한다는 가사로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강제노동도 겨냥한다. 신장산(産) 면화는 서방의 보이콧 대상이며 멜론의 일종인 하미과는 신장의 과일로 유명하다.
특히 판다가 박쥐를 요리하는 장면이 뮤직비디오에 나오는데 이는 중국의 야생동물 식용 문화를 비판한 것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대만 통일 시도를 우회적으로 저격한 부분도 있다.
네임위가 직접 만들고 중국계 호주인 가수 킴벌리 천과 함께 부른 '유리심장'의 뮤직비디오는 사흘 만에 약 400만건의 조회 수를 올렸다.
네임위는 2015년에는 K팝 아이돌을 비하한 노래를 내놓는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가수다.
그가 왕리훙(王力宏)과 함께 부른 대표곡 '퍄오샹베이팡'(漂向北方·Stranger In The North)은 지난 5년간 유튜브 누적 조회 수가 1억8천만건에 이른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네임위가 중국을 모욕한 노래를 발표한 이후 그의 노래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사라졌다고 18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네임위를 칭하는 이름인 황밍즈(黃明志)를 QQ뮤직, 넷이즈뮤직 등 중국의 주요 음악 앱에서 검색해도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네임위와 킴벌리 천은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의 계정도 삭제됐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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