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독감 백신 접종이 심장병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Houston Methodist) 병원 내과 전문의 프리양카 부그라 박사 연구팀은 평소 심장병이 있는 환자가 독감 백신을 맞으면 독감 시즌에 나타날 수 있는 심장병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최근 발표된 관련 연구 자료들을 제시했다.
▲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이 급증하는 시기는 독감 유행 시기와 같다.
▲ 독감 감염자는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독감 감염 1주일 후가 감염 전 해나 다음 해보다 6배 높다.
▲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33만6천 명 중 11.5%가 심각한 심장 기능 장애를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중 12.5%가 심장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 중 31%는 집중치료실(ICU: intensive care unit)로 옮겨지고 7%는 사망했다.
▲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입원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37% 낮다. 또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독감으로 입원할 경우 ICU로 옮겨질 위험이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 59% 낮고 ICU에 들어가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 치료 기간이 평균 4일 짧다고 한다.
▲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또 심혈관계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2.9%로 맞지 않은 사람의 4.7%보다 훨씬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S: acute coronary syndrome) 환자들이 퇴원하기 전에 일부 환자에만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결과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cardiovascular events) 발생률이 9.5%로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환자의 19%보다 절반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내에 급성으로 생긴 크고 작은 혈전으로 순간적으로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독감이 심혈관계에 스트레스를 가하는 이유는 감염에 대한 염증 반응(inflammatory response)과 연관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염증은 감염이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반응하는 백혈구가 침입한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감염 부위에 몰리면서 시작된다. 이 때문에 통증, 무기력, 발적(redness), 체온 상승이 나타난다.
이러한 면역체계의 활동 증가는 일종의 '교통 혼잡'을 유발해 혈전, 혈압 상승이 나타나고 심지어 심장 내부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때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혈관 내부에 플라크(plaque)가 생성돼 심장과 뇌로 가는 산소의 공급이 차단되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폐렴, 호흡 부전(respiratory failure)으로 심부전이나 부정맥이 악화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심혈관계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이미 약화된 심장 근육에 심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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