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만3천가구 계량기 고장으로 지난 겨울 난방비 '0원'

입력 2021-10-20 06:15   수정 2021-10-20 08:22

아파트 2만3천가구 계량기 고장으로 지난 겨울 난방비 '0원'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지난 겨울 아파트 등 공동주택 약 2만3천가구가 계량기 고장으로 한 달 이상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공동주택 난방비 0원 가구' 자료에 따르면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중 계량기 고장으로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난방비가 1개월 이상 안 나온 가구는 2만2천962가구로 집계됐다.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는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또 150가구 이상으로서 승강기가 설치돼 있거나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인 공동주택 등이 포함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서는 1만5천971가구에 계량기 고장으로 한 달 이상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
서울에서도 2천910가구가 난방비를 본의 아니게 면제받았다.
경기도와 서울에 이어 난방비 0원 가구 수가 많은 곳은 대구(1천601가구), 인천(848가구), 경남(667가구), 부산(459가구), 세종(434가구) 등의 순이었다.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해 난방비를 내지 않은 '양심 불량' 가구도 26가구 있었다.
이들 가구에 대해서는 계량기를 원상 조치하는 한편 난방비를 부과하고 일부는 경찰에 고발 조치도 했다.
계량기 고의 훼손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14가구였고 경기에서도 8가구가 나왔다. 인천과 대전에서도 각각 2가구가 난방비를 안 내려고 계량기를 파손했다.
지난 겨울 난방비를 내지 않았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가구도 5천430가구였다.
이들 가구는 실제 아파트에 거주하며 난방을 사용했고 계량기가 고장 난 것도 아니었지만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



아예 난방 장치를 꺼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는 12만4천102가구에 달했다. 난방을 이용하기보다 전기장판이나 온열기 등으로 추위를 피한 경우다.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는 2014년 '난방 열사' 배우 김부선이 제기하면서 이슈가 됐고, 국토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해마다 건물 신축과 멸실 상황이 다르고 지자체 실태조사의 수준도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난방비의 공정한 부과를 위한 계량기 관리가 여전히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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