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 연구팀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 뇌사자에 이식해 정상 작동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팀이 유전자를 조작해 거부반응 유발 물질을 없앤 돼지의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해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도록 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20일 AP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 메디컬센터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팀은 이날 유전자 조작 돼지(GalSafe)의 신장을 신부전 증상이 있는 뇌사 상태 환자에게 이식,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이식용 장기 부족이 큰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 연구 결과는 현재 식용 등으로 대량 사육돼 윤리적 논란 가능성이 적은 돼지를 통해 이식용 장기를 확보하려는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에서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식용 장기를 얻기 위한 동물로는 사람과 장기 크기가 가장 비슷한 돼지가 전 세계에서 수십 전부터 연구됐다. 문제는 돼지 세포에 있는 당 성분이 인체 면역체계에서 이식 즉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당 성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돼지의 키운 뒤 신장을 적출해 신부전 증상이 있는 뇌사 환자에게 가족의 동의를 얻어 이식했다.
환자 가족은 환자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기에 앞서 연구용 장기 이식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식 연구는 돼지 신장을 환자 몸 밖에 둔 채 환자의 혈관을 연결한 뒤 3일간 면역 거부반응과 정상 기능 여부 등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이식된 돼지 신장은 환자 몸에서 즉각적인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았고 노폐물을 걸러내고 소변을 만드는 신장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부전 증상의 지표 중 하나인 환자의 크레아티닌도 신장 이식 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몽고메리 박사는 "이식된 신장 기능 검사 결과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소변도 예상했던 만큼의 양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네소타대 의대 앤드루 애덤스 박사는 AP 통신에 "이 연구는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의) 큰 진전"이라며 "환자와 연구자, 규제 당국에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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