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 이달말 기후변화총회 앞두고 보고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갈수록 뚜렷해지는데도 세계 화석연료 생산이 향후 10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영국 BBC에 따르면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날 2021년도 생산 격차(Production Gap) 보고서를 발간해 주요 생산국 상당수가 화석연료 생산을 오히려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스톡홀름 환경 연구소(SEI) 등이 주도해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 15대 화석연료 생산국 가운데 2030년 화석연료 생산량을 2019년 대비 감축할 계획인 국가는 중국, 독일, 인도네시아, 노르웨이, 영국 등 5개국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석탄 생산은 다소 줄지만, 석유와 천연가스는 상당한 규모의 증산이 예고돼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요 생산국들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지키려면 넘어선 안 될 선보다 110%나 많은 양의 화석연료를 생산하려 한다. 제한선을 2도 상승으로 잡아도 45%나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종류별로 보면 석탄은 목표치의 340%, 석유는 157%, 천연가스는 171%가 생산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요 20개국(G20)이 경기 회복 등을 위해 화석연료 산업에 투입한 신규 자금이 2천970억 달러(약 348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G20) 정부들이 청정에너지에 코로나19 회복 예산을 더 많이 배정했지만, 여전히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G20 국가와 다국적 개발은행의 화석연료 생산 관련 국제융자 규모는 2017년 이후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자산 규모 기준으로 전체 기관의 약 3분의 1이 화석연료 생산 활동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앵거 인더슨 UNEP 사무총장은 "모두가 기후변화에 따른 파괴적 충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은 장기적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할 시간이 있지만,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번 세기 안에 지구 온도가 1.5도 넘게 상승할 경우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삭감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세계 200여 개국 정상은 이달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가장 큰 기후변화 회의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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