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개강이다" 한복 입은 독일 한국학과 신입생들

입력 2021-10-21 08:20  

[월드&포토] "개강이다" 한복 입은 독일 한국학과 신입생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학기 만에 대면수업 재개하는 '진짜 개강'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 하이라이트로 한복 입고 포즈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한국학~"
독일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 신입생들이 생애 처음으로 한복을 차려입고, 함성을 내질렀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개강을 맞아 남북을 열심히 공부해보겠다는 다짐을 담은 함성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3학기 동안 텅 비었던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 건물이 신입생들이 까르르 웃고,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국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70여 명은 개강 전 2주간 오리엔테이션을 받았습니다.
한글과 한국어 발음, 한국에 관한 기본지식을 배웠습니다.


신입생 다리우스(29)는 "어렸을 때부터 아시아어를 배우고 싶었고, 스물한 살 때 홍콩에서 실습을 하다가 이탈리아 친구의 권유로 1주일간 북한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라고 한국학과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제 한국어랑 한국 정치, 역사와 문화, 한국학 방법론을 배우게 되겠죠"라면서 "논란거리가 많은 남북관계의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한복 입어보기입니다.
한국학과 선배들이 서툴지만, 애정을 듬뿍 담은 솜씨로 후배들의 옷고름을 매어줍니다.
코로나19로 신입생일 때 한복을 입어보지 못한 2학년 선배들은 옷고름 매는 법을 유튜브로 배웠습니다.
한복에 어울리게 머리도 땋아 줍니다.
2학년인 마리아(19)와 제이(18)는 "작년에 코로나19로 한복을 입어보지 못해서 유튜브를 보고 후배들의 옷고름을 매 줬어요"라면서 "한국학 공부를 마치면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생애 처음 한복을 입은 신입생들은 들뜨고 신이 났습니다.
서로의 모습을 마주 보며 환히 웃습니다.
각계각층에서 기증받은 한복은 다홍, 분홍, 노랑, 옥색, 파랑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냅니다.
북한에서 사 온 한복은 너무 예뻐 눈에 띕니다.


가장 먼저 도착해 북한 한복을 선점한 슈테파니(28)는 "입으니까 아주 가볍고 편안해요"라면서 "혹시 까슬거릴까 봐 걱정했는데 기우였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부를 끝내면 한국에 가서 살고 싶어요"라면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음식 때문이고, 도움이 필요할 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는 문화가 좋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는 바닥에 앉고, 일부는 무릎을 반쯤 굽히고, 일부는 까치발을 들어서 모처럼 마스크를 벗고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위한 포즈 취하기는 "더는 못하겠어요"라고 앓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단체 사진은 연하장이 돼 전 세계 곳곳으로 날아갑니다. 새해를 축하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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