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선물 ETF 거래에 '주류 금융시장 진입' 기대감 높아진 듯
일각에선 연말 10만달러 전망…"인플레 회피수단으로 금보다 선호"
(뉴욕·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강건택 정성호 특파원 =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6만6천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으로 20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6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93% 오른 코인당 6만5천906.98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1조2천400억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시께 6만7천달러에 바짝 다가선 6만6천924.38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했다.
경제매체 CNBC도 코인메트릭스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한때 6만6천900달러 선을 넘겼다고 전했다.
이는 가상화폐 투자 붐이 절정에 달했던 올해 4월 중순 기록한 종전 최고가격인 6만4천899달러를 반 년 만에 넘어 신고가를 다시 쓴 것이다.
비트코인은 이번 달 들어 가격이 50%나 상승했다. 9월 말만 해도 4만4천달러를 밑돌았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도 강세를 보이며 5월의 사상 최고가인 4천380달러에 근접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같은 시각 24시간 전보다 7.75% 오른 4천107.79달러에 거래되며 시총이 4천823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한때 4천134.10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런 상승세는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시작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프로셰어 ETF가 상장돼 첫날 4.9% 상승 마감했고, 이날 오전 3%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비록 비트코인 자체가 아닌 선물을 기초 자산으로 설계된 상품이지만, 첫 ETF의 뉴욕증시 데뷔는 가상화폐가 월가의 주류 금융시장에 진입했다는 이정표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그동안 가상화폐와 거리를 뒀던 주류 투자자들이 기존 증권계좌를 이용해 간편하게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어서 앞으로 비트코인 투자 저변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CNN은 여기에 보태 미국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를 단속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 조지 소로스 같은 거물 투자자의 가상화폐 지지 등도 가격 상승의 동력으로 지목했다.
가상화폐가 인플레이션의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도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과 가상화폐는 훌륭한 헤지가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금보다는 가상화폐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이 열기를 띠자 더 과감한 전망도 나온다.
외환거래 업체 아바트레이드의 수석 시장분석가 나임 아슬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ETF의 등에 올라탄 가격 상승세를 고려할 때 올해 연말께면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까지 쉽게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firstcircle@yna.co.kr,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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