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인사청문회서 인권·대만·무역 등 강경론…쿼드·오커스 옹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와중에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권, 군사력, 무역 관행 등을 놓고 전방위로 각을 세웠다.
미국의 비교우위는 동맹이라면서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 일본 등을 언급했다. 쿼드(Quad)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번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 인사청문회에서 '21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인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했지만 방점은 중국 비판 쪽에 있었다.
그는 "중국은 동양이 부상하고 서양이 쇠퇴한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우리나라에 자신이 있다"며 "중국은 신과 같은 힘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상당한 약점과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해 신장 지역의 집단학살(제노사이드), 티베트의 학대, 대만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신장에 관해 미국이 침묵할 수 없다고 했다.
번스 지명자는 최근 미중간 첨예한 갈등 사안인 대만 문제에서 강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관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취하는 것은 옳지만, 현상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에 반대하는 것 역시 옳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중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자주 침범하는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하며 "그들은 대만을 되찾을 의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대만을 다루기 힘든 나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미국은 대만의 안보 지원을 심화하도록 수많은 행동의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이 충분한 자기방어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의 핵무기 증강에 대해 최소 억지력을 유지하겠다는 이전 정책을 날려버리는 행위라고 비난했고, 중국이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불안감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원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전 세계를 방해했다고 비판했고, 중국이 지난해 타결한 1단계 미중 무역 합의상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소 냉전 시기와 달리 중국과 경쟁은 군사가 아닌 경제와 기술 분야라면서 의회가 관련 예산을 통과시킬 것과 공격적 대중 정책에 관한 초당적 지지를 호소했다.
번스 지명자는 대중 전략과 관련해 미국의 비교 우위는 동맹이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우리를 깊이 신뢰하는 파트너들이 있다", "중국은 엄청난 힘이 있지만 친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조약 동맹인 일본, 한국, 호주는 물론 안보 파트너인 필리핀, 태국 등 우군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과 한국에서 미군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한, 주일 미군이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들린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복원해 바이든 행정부도 이어받은 쿼드(Quad),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시킨 오커스(AUKUS)도 미국의 강점인 동맹 사례로 언급했다.
쿼드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대중국 견제 협의체이고,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가 최근 중국을 겨냥해 만든 새 안보 동맹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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