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부시 재단 행사서 연설
"행동과 말에 무게…가끔 두렵기도"
"삶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상상 안 돼"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고 2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이날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바버라 부시 재단 행사에 연설자로 나와 생전에 논란거리를 품위 있게 다루는 능력을 보여줬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바버라 여사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또 그동안 영부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마주한 어려움과 예상치 못한 관심 등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하기 위해 32개 주를 찾았던 그녀는 "불편한 순간에도 영부인이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반대에 부딪힐 것을 알면서도 왜 공화당 성향의 미시시피·앨라배마·알래스카주를 찾았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들의 영부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어 "화나거나 상처받을 때도 있었지만 나는 우리를 묶고 있는 공동의 가치가 분열보다 훨씬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친절한 말과 몸짓이 누군가를 편안하게 하고, 내가 하는 말에 마음을 열도록 한다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바이든 여사는 2018년 세상을 떠난 바버라 여사처럼 영부인이 되기 전 부통령의 아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적도 있다.
그녀는 남편이 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 군인 가족들을 옹호했고, 2020년 대선 당시에는 유세에도 참여했다.
이 기간에 백악관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바이든 여사는 "영부인이 되기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선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영부인) 역할을 정의해야 한다"며 "또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월 바이든 여사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사기 위해 곱창 밴드로 머리를 묶은 채 빵집을 찾았다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바이든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하는 행동이나 말에는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며 "가끔은 두렵기도 하지만 그것은 이 역할을 특별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내 삶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어느 날 중국에서 미국 영부인이었던 베스 트루먼 여사가 오래전 골랐던 음식을 먹고 있을 수 있고, 귀중한 역사의 조각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눈을 뜰 수도 있다"고 말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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