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예술대생 김수진씨 연출…"위안부 피해자 저항의지 표현 노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국제 학생 영화 공모전 '스튜던트 아카데미 어워즈'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주제로 다룬 애니메이션이 금메달 상을 받았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는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 재학 중인 김수진 씨가 연출한 '잊히지 않는'(원제 'Unforgotten')을 미국 국내 영화학교 학생 출품작 중 애니메이션 부문 금메달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잊히지 않는'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의 기억과 극복의 의지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김씨는 수상 소감에서 "위안부를 주제로 한 다른 영화들을 봤을 때 대부분이 피해 여성들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본다"며 "이것은 희생자들에게 또 다른 시각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의 아픈 기억과 트라우마를 시각화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객들이 '잊히지 않는'을 볼 때 위안부 피해자 내면의 저항 의지에 초점을 두기를 바란다"며 "불의에 맞선 인간의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노력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고통스러운 기억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1972년 제정된 학생 아카데미상은 매년 실사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대안·실험 영화 장르에서 미국 국내 영화 학교와 국제 영화 학교 분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한다.
학생 아카데미 수상작에는 오스카상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역대 수상자들은 오스카상 후보에 65차례 올랐고 14개 상을 받았다.
학생 아카데미 수상자 출신 감독으로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를 만든 피트 닥터, 인종차별 문제를 파헤쳐온 스파이크 리,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로버트 저메키스, 007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를 연출한 캐리 후쿠나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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