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보건장관은 실내 마스크 착용 강조
총리실 "개인이 판단할 사항"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치권에선 아직도 마스크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의원들이 의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원내대표가 "우리끼린 친해서 괜찮다"고 주장했다.
제이컵 리스-모그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는 21일(현지시간) 소속 의원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리스-모그 대표는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해당하는데 보수당 의원들은 서로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선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만명이 넘어가자 정부가 복잡한 실내에선 마스크를 쓰라고 재차 권고했고 의료계 등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포함한 '플랜B'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 장관은 20일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더 강한 규제를 도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보수당 의원 마스크 착용 논란과 관련해서 마스크를 쓰도록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당 원내대표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를 거부한 것이다.
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의회에서 대체로 마스크를 착용한다.
노동당에서 의회에서 마스크를 써서 대중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하자 리스-모그 대표는 "야당 의원들은 같은 편끼리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라며 "우리는 유쾌하고 형제 같은 분위기여서 정부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 의원들 다수도 연례 전당대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총리실도 마스크 착용은 "개인이 판단할 사항"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행동이 위선적이라는 비판이 치솟자 당내에서도 다른 얘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보건부의 케어 담당 부장관인 길리언 키건은 22일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은 백신과 부스터샷에 비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상관관계가 약하다며 "마스크 착용이 미덕의 증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키건 부장관은 "의회에서 몇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은 불편하다"며 "다들 백신을 맞았을 것이고 부스터샷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개인 선택에 관한 것이다. 영국은 뭘 쓰라고 말하는 류의 국가가 아니다"라며 "영국 대중은 안전을 위해 뭘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 적이 없으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7월 19일 방역규제가 풀리며 사라졌다. 다만, 붐비는 대중교통 등에서는 착용이 권고된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