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수도 카불 등에 대규모 정전을 일으킨 송전탑 폭발의 배후로 확인됐다.
23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S-K는 전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칼리프 국가의 전사들이 카불 송전탑에서 폭탄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칼리프 국가는 이슬람 종교지도자 칼리프가 정치 권력을 쥐는 신정(神政)일치 체제를 말한다. 이슬람국가(IS)는 2014년 칼리프 국가를 참칭했으며 IS-K는 IS의 아프간 지부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카불 북부의 한 송전탑이 폭발, 중앙아시아와 연결된 220㎸ 전력선이 끊어졌다.
이 사고로 카불 대부분과 인근 8개주의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갑자기 정전 사태가 빚어지면서 카불 시민 450만명 대부분은 암흑 속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이미 전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탈레반 정부는 이번 사고로 설상가상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현재 아프간은 전체 전력 대부분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이웃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서 끌어오는데 이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와중에 중앙아시아에서 수입한 전력을 끌어오는 중요 시설까지 파괴된 것이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수니파 무장 조직이지만 그간 심하게 대립해왔다.
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면서 IS-K는 지난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 자폭 테러로 약 18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에도 카불, 동부 잘랄라바드 등에서 테러를 이어왔다.
지난 8일과 15일에는 쿤두즈와 칸다하르의 시아파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를 감행, 총 1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
탈레반도 IS-K의 도발에 은신처 습격 등을 통해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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