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 억제 합의 도출해야"
코로나19·기후변화에 미온적인 중국도 걸림돌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내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의 알로크 샤르마 의장이 "회의에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5년 전 파리협약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샤르마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의 과제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묶기 위해 200여 개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리협약은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채택된 협약으로, 장기적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COP26은 파리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목표와 이행사항을 논의하는 회의다.
샤르마 의장은 "이번 회의는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며 "파리회의는 합의의 기본 틀을 짠 매우 훌륭한 회의였지만 세부적인 규칙 등은 뒤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두고 시험에서 어려운 문제는 모두 건너뛴 상태에서 답안지를 내기 전 남겨둔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는 상황과 비교했다.
가뜩이나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된 이후 치러진다. 120명 이상의 세계 지도자와 2만5천 명 이상의 파견단은 여전히 코로나 검역을 받아야 해 이들의 코로나 검사와 격리 등을 제때 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서 8월 기후변화 대응 정부 간 패널(IPCC)은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 재앙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낸 바 있다.
샤르마 의장은 "IPCC 보고서는 매우 충격적이었지만 우리가 이번 사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파리협약에서 도출된 당사국의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충분치 못하고,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3도까지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의장국인 영국은 최근 탄소배출 감축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900억 달러를 투자하고 44만 개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일부 환경 운동가로부터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지만, 의장국이 큰 계획을 먼저 내놓은 것은 의장국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샤르마 의장은 "이번 회의의 핵심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묶기 위해 당사국들의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조율하는 것"이라며 "당사국들의 NDC가 충분하지 않다면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리협약 이후 지정학적인 요인이 크게 바뀌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샤르마 의장은 "나는 여전히 중국이 NDC를 제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중국은 모든 G20 회원국이 COP 회의 전 개선된 NDC를 도출하기로 한 협약에 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생산을 늘리려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찰스 영국 왕세자는 23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기후변화 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매우 작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국제 사회가 지속가능한 미래의 기초를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