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명중 1명' 꼴로 백신접종률 하위권…사망자 연일 최다
로이터 "세계 인구 4% 동유럽, 최근 신규 확진자 20% 차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일 속출하면서 팬데믹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국가에서는 인구 3명 중 1명꼴에 불과한 정도로 저조한 백신접종률 탓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루마니아 등은 병상 부담이 커지자 급기야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는 등 재봉쇄 수순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 UPI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총 1천72명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는 각각 386명, 38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들 3개국은 지난 한 주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를 각각 7천213명, 3천72명, 2천775명씩 보고해 유럽 국가 가운데 코로나로 가장 많이 사망한 국가 1∼3위에 차례로 올랐다.
코로나 발병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망자 수 기준으로 러시아는 세계 5위, 우크라이나는 세계 18위, 루마니아는 세계 30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3개국에서 최근 코로나 사망자와 확진자가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는 까닭으로는 무엇보다 낮은 백신 접종률이 지목된다.
러시아에서는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35.7%에 불과한 실정이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각각 35%, 30.2%에 머물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유럽연합(EU)의 평균 백신 접종률이 74%에 이른다며, 루마니아의 백신 접종률은 EU 회원국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이들 3개국은 부랴부랴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3만7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불어나 병상 점유율이 90%에 육박한 러시아에서는 수도 모스크바시가 강력한 방역 카드를 다시 꺼냈다.
모스크바시는 오는 28일부터 대다수 사업장과 상업 시설에 11일간 휴무령을 내리고 학교는 방학에 들어가도록 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에서는 약국과 식료품점을 제외한 레스토랑·카페·쇼핑몰·헬스클럽 등 모든 상업·서비스 시설은 문을 닫는다. 레스토랑과 카페 등은 배달 서비스만 제공한다.
심각도에 따라 각 권역을 색깔로 구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는 가장 심각한 '레드'보다 한 단계 낮은 '오렌지'로 분류된 수도 키예프는 모든 기관·상점들이 단축 운영에 들어갔고, '레드' 경보가 내려진 리브네, 미콜라이프에서는 모든 비필수 상업시설이 문을 닫고, 모임은 금지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또한 국가 비상사태도 연말까지로 연장해 지속적인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넘쳐나는 코로나 신규 환자 탓에 의료 체계가 붕괴할 위기에 놓인 루마니아도 25일부터 각급 학교가 2주 동안 방학에 들어가는 등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
루마니아에서는 최근 2천 개의 응급실 병상이 꽉 차 50명의 응급 환자들이 인근 헝가리와 폴란드로 이송될 만큼 의료 체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달 들어 루마니아에서는 5분마다 1명꼴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 영안실도 전면 가동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는 24일 기준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천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동유럽 인구는 세계 전체 인구의 약 4%를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 전세계 신규 확진자의 약 20%가 동유럽에 나오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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